전주 모 고교 159명, 옆에 붙은 중학교에서도 50여명 확진
의심·확진자 나왔는데 수학여행 강행…안이한 대응이 화근
수학여행발 집단감염 확산 우려…전북 교육계·방역당국 '비상'
수학여행을 다녀온 전북 전주의 A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 등이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가운데 학교와 지역사회 확산 우려에 일선 학교와 교육계,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당국은 학교·학원에 대한 철저한 방역, 현장학습 시 안전조치 강화, 조기 방학 검토와 함께 2학기에 현장학습 중단을 권고했다.

21일 전북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낮 12시 기준으로 A 고교 누적 확진자는 학생 144명, 교사 15명 등 159명으로 집계됐다.

이 학교의 학생 450명과 인솔 교사 27명은 지난 12∼15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

특히 출발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들을 제외한 채 수학여행을 추진하고, 수학여행 도중에도 13명의 의심 환자가 나왔는데도 조기 귀가시킨 채 일정을 지속해 집단 확진에 이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과 교사들은 수학여행 후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나오자 PCR 검사를 받은 뒤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교가 이날부터 방학에 들어가 방역 당국은 추가 확진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A 고교와 같은 재단 소속으로 운동장 등 주요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B 중학교에서도 50명 정도의 확진자가 나왔다.

교육 및 방역 당국은 확진자의 가족이나 동료 등을 통한 지역사회 전파는 물론, 잠복기 등을 고려해 확진자가 더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추가 확진자가 발생을 우려해 두 학교에 전교생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지시하는 한편 각 학교에 방역 및 예방 활동 강화를 당부했다.

또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과 인근 시설로의 확산을 우려하면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수학여행발 집단감염 확산 우려…전북 교육계·방역당국 '비상'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이날 코로나19 비상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학생 안전을 위해 철저한 학교 방역을 주문했다.

서 교육감은 현재 현장체험학습을 진행 중인 3개 학교의 운영 상황을 보고 받고 방역 및 학생 안전조치 등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레크리에이션 등 집단 활동 금지, 1인 1실 또는 2일 1실 숙박, 확진자 발생 시 귀가, 확진자 격리 객실 마련, 모든 학생 자가 진단키트 검사, 현장학습 종료 후 1일 재량휴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모든 학교의 8월 이후 현장 체험학습 일정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일정 중단'을 검토하도록 했다.

그는 "각 학교가 현장학습 계획을 변경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약금 등 행·재정적 어려움에 대해서는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말했다.

서 교육감은 학기별 과목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조기 방학이 가능하게 했고, 확진자 발생 학교는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