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컨슈머헬스케어, 헤일리온으로 공식 출범 "2025년 한국시장 1위 할 것"
연 매출 15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소비자 헬스케어 기업이 출범했다. 영국 헤일리온이다.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헬스케어 사업부를 인수해 온 영국 제약사 GSK는 GSK컨슈머헬스케어를 분사해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거래소에, 2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각각 헤일리온이란 새 이름으로 독립 상장한다.

새 법인 출범을 맞아 19일 기자를 만난 신동우 헤일리온 한국법인 대표(사진)는 "제약사와 소비자헬스케어 사업부가 분리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2025년 한국 시장에서도 명실상부한 1위 소비자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시장 기회도 헬스케어 사업 독립에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게 신 대표의 평가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건강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관련 시장이 커져 단독 비지니스 기회가 늘어난 상황에서 헬스케어 사업이 독립하는 것은 당연한 시장의 요구"라고 했다.

세계 소비자헬스케어 산업 규모는 243조원까지 성장했다. 개발 기간이 긴 신약을 발굴하는 제약사와 트렌드에 민감한 건강 제품을 판매하는 헬스케어 기업을 한 바구니에 담아 경영하는 게 비효율적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는 오펠라헬스케어를, 미국 머크(MSD)는 오가논을 각각 분사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지난해 11월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보령이 보령컨슈머헬스케어를, CJ제일제당이 CJ웰케어를 각각 독립시켰다.

헤일리온은 이들 중 '최대어'로 꼽혔다. 센트룸 센소다인 파로돈탁스 테라플루 등 24개 글로벌 브랜드를 170개국에서 판매하는 업계 1위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헤일리온 출범과 사업 방향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신 대표는 "제약사는 의약품 개발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의사결정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비지니스유닛(BU) 체제로 운영돼 의사 결정이 빠른 헤일리온의 강점을 살려 소규모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디지털(D)-커머스 제품을 늘릴 방침이다. 소비자들이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맞춤형 비타민 등을 복용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한국에서 구축한 플랫폼을 헤일리온의 다른 국가 법인으로 전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신 대표는 내다봤다.

지난해 센트룸은 국내 멀티비타민 시장 1위에 올랐다. 국내법인 매출은 1334억원,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첫 세자리수를 기록했다. 비타민제에 집중하던 센트룸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선보인 게 주효했다. 앞으로도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늘려갈 계획이다.

법인 전환과 함께 신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화두는 '건강 포용성'이다. 그는 "의학 기술이 발달했지만 정보를 얻지 못해 소외된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다"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제품 표기를 지수화 하는 것처럼 건강포용성 지수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건강한 삶을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