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SK하이닉스 12%·LG디스플레이 75%·하이브 20% 하향
"눈높이 낮추기 본격화…경기 둔화로 추가 하향 불가피"
코스피기업 실적 눈높이 낮아져…영업이익 전망치 한달새 3%↓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눈높이도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12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지난 15일 기준 228조3천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영업이익 추정치(236조2천983억원)와 비교하면 3.4% 줄었다.

올해 순이익 추정치도 176조5천61억원으로 한 달 새 3.3% 감소했다.

매출액 추정치는 2천547조2천867억원으로 0.5%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분석 대상의 절반인 106곳(적자 확대·적자 전환 포함)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보다 감소했다.

반면 85곳(40.1%)은 한 달 전보다 추정치가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정보기술(IT) 수요 둔화 및 메모리 가격 하락 여파에 국내 증시를 이끄는 두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크게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63조504억원에서 56조7천260억원으로 10.0%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16조6천64억원에서 14조6천68억원으로 12.0%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IT 수요 둔화 영향에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75.7%(8천736억원→2천127억원), 하이브의 경우 BTS 단체 활동 중단 여파로 20.2%(3천345억원→2천671억원) 각각 하향 조정됐다.

그 밖에 효성화학(52.2%↓), 한전기술(39.1%↓), 대한유화(20.8%↓), 넷마블(16.7%↓) 등의 실적 하향 조정 폭도 컸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 업종이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 평가손실 확대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5.8% 낮아졌고 조선 업종은 후판 가격과 인건비 상승, 러시아발(發) 리스크 등에 적자 폭 전망치가 확대됐다.

문제는 치솟는 물가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의 고삐를 죄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하반기부터는 실적 하향 조정이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에 환율이 가세하고 있어 실적이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기 둔화의 모습이 구체화될수록 기업 실적의 추가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그나마 2분기까지는 실적이 양호했지만 3분기, 4분기로 갈수록 실적 둔화는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