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 출신으로 독일 난민 캠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29세 흑인 여성이 14일(현지시간) 독일 주정부 장관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미나타 투레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이날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 사회문제 담당 장관에 선출됐다.

아프리카 난민 출신 여성이 독일 주정부 장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자신이 속한 녹색당이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 총리 다니엘 귄터가 이끄는 기민당과 제휴하면서 장관에 오르는 기회를 잡았다.

투레 장관은 부모가 1992년 전쟁을 피해 말리에서 독일로 온 직후 태어나 난민촌에서 자란 아프리카 출신 난민 2세다.

이에 장관 임명 후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독일 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인종주의와 점증하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흑인 여성으로서 나는 지금까지 정당한 평가와 대우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제부터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닥뜨릴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자신이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이 독일 내 흑인들에게 용기를 붇돋워 준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선거 운동 중 4살 바기 흑인 아이가 자신에게 손을 흔들었다며 "이 아이의 어머니가 흑인인 나를 TV에서 보고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투레 장관은 사회와 청년, 가족, 노년층, 통합, 평등 등 6개 분야에서 장관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들 문제에 대해 200% 열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자신의 장관 임명의 의미가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가 장관에 임명됐다고 해서 유색인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난민 출신 여성, 독일 주정부 첫 장관 선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