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또는 미술관으로 번역되는 뮤지엄(museum)은 그리스 신화 속 학문과 예술을 관장한 아홉 자매 여신의 총칭인 뮤즈(muse)에게 바친 공간(um)에서 비롯됐다.
건축 설계를 하고 건축 관련 글을 쓰는 저자가 국내 뮤지엄 건축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쓴 이 책은 '뮤즈'와 '공간' 사이에 걸쳐 있는 글이 실렸다.
저자는 뮤지엄 건축만을 콕 집어 건축적으로 해체하는 일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건축도 뮤즈에 귀속된다고 여기기에 뮤즈와 공간 사이를 무시로 오가며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처음으로 다룬 뮤지엄은 1978년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 주먹도끼의 발견으로 기존 구석기 학설을 뒤집은 전곡 선사 유적지에 세운 전곡선사박물관이다.
프랑스 건축가들은 이 박물관을 비정형의 유선형 쇳덩이로 설계했다.
변화무쌍한 곡면은 오직 컴퓨터 연산의 힘을 빌려야 하는 파라메트릭 디자인 도구로만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기필코 생각하고 상상하는 바를 구체화하고 실체화하는 인간 도구의 진보가 이러하다고 박물관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평한다.
이처럼 돌도끼에서 파라메트릭 도구까지 여정을 비롯해 파피루스에서 종이로의 이행,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해방 공간 속에서 벌어진 부침의 역사, 시와 소설이 피어나는 시공간과 민속, 그림, 사진 등 '박물'(거의 모든 것)에 바친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미메시스. 304쪽. 2만4천 원.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로 사용자경험(UX) 전문가인 저자가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이란 부제를 달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슬롯머신을 닮은 디자인으로 SNS는 중독을 발생시키고 이탈을 막는다고 지적한다.
또 스마트폰 앱의 푸시 알림 디자인이 중독과 불안을 유발하는 이유 등을 설명한다.
이처럼 사용자를 기만하는 디자인을 저자는 '디자인 트랩'이라고 부른다.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고도로 설계된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모르면 100%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책은 일상에서 경험하는 교묘한 함정을 소개하고 행동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작동 원리와 설계 방식을 알려준다.
김영사. 352쪽. 1만6천800원.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과학 저널리즘을 전공한 저자가 쓴 'NFT(대체불가토큰) 아트' 연구서다.
책은 먼저 NFT 아트 열풍과 거품 논쟁, 블록체인 기술 등으로 NFT 아트를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이어 NFT 시장 규모와 특징, 인기 NFT 프로젝트, 세계적 경매사의 행보 등을 설명한다.
아울러 NFT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국내 작가 20여 명의 인터뷰를 실었으며 NFT 아트 프로젝트를 직접 해보고자 하는 작가를 위한 실전 매뉴얼도 수록했다.
저자는 NFT 아트가 이제 막 시작점에 놓였다며 미래를 벌써 단정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역사적으로 극초기 시장에는 거품과 투기가 발생했다며 중요한 것은 거품이 사라지고 나서도 남는 불변의 근본적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발견이라고 강조한다.
아트북프레스. 340쪽. 1만8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