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파고드는 와이어로프 대신 슬링바 이용

제주시 한림항 화재 어선 3척 중 폭발음과 함께 처음 불이 난 한림 선적 근해채낚기 어선 A호(29t)에 대한 인양 작업이 13일 오후 재개된다.

제주시와 제주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부터 A호 선체 중 수색과 감식에 불필요한 선수 구조물을 제거하고 나서 A호 인양 작업을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A호 인양을 시작했으나 10시간 만인 오후 6시 30분께 선체가 심하게 파손돼 온전히 인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판단, 인양을 중단했었다.

제주시와 해경은 이날 오후 3시께 길이 2m, 폭 1.5m짜리 네모난 철제 구조물 2개를 크레인 2개에 각각 고정한다.

이어 1개당 100t을 감당할 수 있는 16m짜리 슬링바를 선수와 선미 밑으로 집어넣어 각 크레인에 고정한 철제구조물에 슬링바를 연결할 계획이다.

슬링바(슬링벨트)는 합성섬유 원사로 만든 표면이 평평한 제품이다.

제주시와 해경은 전날 와이어로프로 인양을 시도했으나 와이어로프가 선체를 파고드는 현상이 발생해 슬링바를 사용하기로 했다.

변현철 제주시 해양수산과장은 "A호 선체가 심하게 파손된 상황이라 와이어로프가 가하는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네모난 철제구조물을 이용해 무게 중심도 잡고 선체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결 작업이 끝나면 선미와 선수를 수면 2m가량 끌어올리게 되며, 이때 수색과 감식도 이뤄지게 된다.

선체 인양에 쓰일 슬링바 4개는 이날 오전 부산과 경기에서 출발했으며, 이날 오후 2시께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0시 17분께 제주시 한림항에 정박 중인 한림 선적 근해채낚기 어선 A호(29t)에 불이나 7시간 만인 오후 5시 14분께 꺼졌다.

A호에서 시작된 불은 양옆에 있던 한림 선적 근해채낚기 어선 B호(49t)와 근해자망 어선 C호(20t)로 옮겨붙어 어선 총 3척에 불이 났다.

이 불로 선장과 선원 등 3명이 다쳤다가 전신화상을 입어 중태에 빠졌던 인도네시아 선원 1명이 지난 12일 오후 결국 숨졌다.

또 내국인 선원 1명과 외국인 선원 1명 등 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지난 12일 오전 수중에서 A호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해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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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