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회째를 맞는 디오픈 골프 대회 출전을 앞두고 타이거 우즈(미국)의 고민은 역시 나흘 동안 걸어서 경기할 수 있느냐였다.

우즈는 12일(한국시간) 디오픈 개최지인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역대 남녀 메이저대회 챔피언들의 축하 모임에 참가했다.

잭 니클라우스, 리 트레비노,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 패드리그 해링턴, 셰인 라우리(이상 아일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그리고 로라 데이비스, 조지아 홀(이상 잉글랜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등 AIG 여자오픈(옛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등 25명이 참가했다.

'챔피언들의 축하 행사'는 2000년, 그리고 2015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우즈는 이 행사에서 트레비노(미국), 매킬로이, 홀과 1, 2, 17, 18번 홀 등 4개 홀에서 시범 경기를 펼쳤다.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 앞에 선 트레비노는 "우즈가 공을 잘 치더라"고 말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즈의 티샷은 매킬로이 못지않게 멀리 날아갔다고 전한 트레비노는 "여전히 높은 탄도로 멀리 친다.

퍼트도 잘했다"고 우즈의 경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트레비노는 "우즈가 나한테 '걷는 게 문제'라고 털어놨다"면서 "대회조직위원회가 원하면 카트를 타고 경기해도 좋다고 했다지만 우즈는 '걸어서 경기하지 못하면,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는 마스터스가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이나 PGA 챔피언십이 치러진 서던힐스 컨트리클럽보다 평탄하지만, 울퉁불퉁하고 패인 곳이 적지 않다.

트레비노는 "(우즈에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똑바로만 다닐 수가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에서는 힘이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레비노가 예상한 또 한 가지 어려움은 항아리 벙커를 드나드는 일이다.

항아리 벙커에 볼이 빠지면 경사가 심한 벙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게 다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다.

트레비노는 "일부러 벙커에 볼을 집어넣고 빼내 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벙커샷 기술 점검이 아니라 몸이 해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해봐야 한다"면서 "그런데 벙커에 한 번도 안 빠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세인트 앤드루스에 도착한 우즈는 14일 개막 전까지 세인트 앤드루스에서만 45홀 연습 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