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는 물론이고 우리민족끼리 등 대외선전매체에서도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 지난 8일 발생한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 사건을 다룬 기사나 논평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 세계가 충격적인 사건을 긴급 뉴스로 전하고 주요국 정상들이 잇따라 애도 메시지와 함께 테러를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과거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막말을 동원하며 비판해왔다.
국방위원회는 2015년 8월 아베 당시 총리가 발표한 전후 70돌 담화에 대해 "과거 죄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라며 "대가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며 독을 내뿜는 일본산 독사"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2019년에는 아베 당시 총리가 자신들의 '초대형 방사포 시험' 사격을 비난하자 송일호 외무성 대사 담화를 통해 "정말 보기 드문 기형아", "천하의 무식쟁이", "머저리는 죽을 때까지 머저리" 등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냈다.
북한은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한 일본 우익 인사들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공물 봉납과 역사 왜곡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일본과 관계가 썩 좋지 않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아베 전 총리를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유익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는 조전을 발송했지만, 북한이 그에 대해 조의를 표명하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매체가 간단한 사실 보도는 나중에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베 전 총리를 실명으로 비난해 온 적이 많다는 점에서 당국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조의를 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도 "김정은 위원장도 정상국가를 지향하기 때문에 공식 매체를 통해서는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