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동물권을 말하는 이유·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신간]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정부희 지음.
곤충학자이자 우리곤충연구소장인 저자의 자연 에세이다.

저자는 자기 몸을 똥칠해 '나는 똥이라 맛이 없어'라는 메시지를 천적들에게 전하는 백합긴가슴잎벌레 애벌레, 도심 공원에 떼로 출몰하지만 나뭇가지로 위장하는 것 말고는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없는 대벌레 등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책은 저자가 주로 연구하는 거저리, 잎벌레, 버섯살이 곤충도 소개한다.

저자는 곤충들이 주로 먹는 식물이 정해져 있어 남의 밥상을 탐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뽑아내고, 비슷해 보이는 애벌레들이 저마다 탈피와 번데기 과정을 거쳐 개성 있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저자는 벌레가 징그럽거나 무섭지 않지만, 마냥 예쁘거나 감동적으로 느끼지도 않는다고 고백한다.

늘 곁에 있는 공기에 대해 호불호를 느끼지 않는 것과 같다며 "당연한 공존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또 사람들이 죽은 나무를 치우고 숲을 정리하는 행위가 곤충을 죽게 하고, 기후 위기는 식물보다 곤충을 굶겨 죽인다는 우려도 전한다.

저자가 뒤늦게 학업에 도전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영문학도였던 저자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경력이 단절됐지만 두 어린 아들의 취미를 함께하다가 뒤늦게 곤충에 빠졌다.

마흔에 생물학과 대학원 진학을 결심해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치열한 연구 과정, 줄지 않는 집안일과 양육의 무게에 고민하는 모습도 담겼다.

동녘. 323쪽. 1만7천원.
[신간]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우리가 동물권을 말하는 이유 = 헨리 스티븐스 솔트 지음. 서나연 옮김.
영국의 작가이자 사회개혁운동가인 저자는 동물과 인간을 같은 사회적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물 복지를 향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권'을 명시적으로 밝힌 최초의 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1892년에 처음 출간됐다.

책은 동물이 인간에게 범접할 수 없는 차이를 가진 열등한 존재이고 인간은 우월한 존재라는 이분법을 거부하며 인간이 다른 종을 '동물'로 구분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또 '말 못 하는 짐승'이란 표현은 동물들의 지각 능력이나 의사 표현의 가능성을 부인한다고 지적한다.

또 동물권 논의를 논리적이며 실증적으로 다룬다.

이다북스. 200쪽. 1만4천원.
[신간]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 이현우 지음.
동물권 활동가인 저자가 채식을 시작하면서 동물권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밝히고 학문 속 동물권이 아닌 일상 속 사례를 통해 동물권의 민낯을 기록한 책이다.

이른바 'SNS용 채식주의'를 벗어나 불편하고 갈등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채식주의의 과정을 소개한다.

또 채식과 연결된 동물권을 이야기하면서 동물 착취의 현실을 고발하고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에 관해 이야기한다.

걷는사람. 288쪽. 1만6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