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가슴마다 충성·애국·양심·의리 자리 잡아야"
"김정은에 충성이 곧 윤리도덕"…유교적 가치 강조하는 북한
북한이 체제와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정치사상적 문제가 아닌 윤리도덕적인 근본적 가치로 받아들이도록 주민들에게 요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1면 사설에서 "윤리도덕에 관한 문제는 단순히 사람들의 인품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라 혁명의 운명과 전도와 관련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한 충성은 "양심과 의리, 도덕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도덕 의리의 최고 표현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라며 "총비서 동지에 대한 절대불변의 충실성을 신념화, 양심화, 도덕화, 생활화하고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언제나 한 모습인 참된 충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과 같은 유교의 가치이념을 주입해 대(代)를 이은 철저한 우상화를 정당화한 것이다.

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강도 높은 제재가 이어지는 현 상황을 "우리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한 적대 세력들의 책동"이라고 진단한 뒤 "사람들을 정신 도덕적으로 부패 타락시키고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초를 파괴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난관과 어려움이 있다고 하여 사상문화 건설, 도덕 건설을 양보하면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며 "조건과 환경이 엄혹할수록 도덕을 우선시하려는 우리 당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혁명의 계승자들인 청소년"에게 철저한 도덕교육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문은 "혁명의 전 세대들이 수령을 어떻게 받들고 혁명의 난국을 어떻게 뚫고 왔는가 똑바로 알려줘 충성과 애국, 양심과 의리가 소중히 자리 잡도록 하여야 한다"며 "새 세대들의 품격 형성과 정신 도덕적 성장에 주의를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대에 태어났거나 유년기를 거친 젊은 '장마당 세대'의 윤리도덕적 가치를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장마당 세대는 젊은 김정은 정권의 주축이지만, 굶주림의 시기를 거치면서 돈과 개인의 실리를 제일 중시하고 있고, 외부문물 유입과 습득에도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이어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이 "도덕교양을 사회주의 존망과 관련되는 사활적 문제"로 간주하고 "비도덕적이고 비문화적인 현상들과의 투쟁을 전군중적으로, 전사회적으로 강하게 전개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이 이처럼 윤리도덕이라는 가치를 고리로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설파하는 것은 늘 하던 식의 정치사상적 선전이 식상해져 효과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식량난에 전염병 확산, 이어지는 자연재해로 좀처럼 허리 펼 날 없는 주민들의 사상이 이완되는 것을 우려하며 윤리도덕이라는 근본적 가치를 앞세워 정신무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