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외교적 해결 기회 어떻게 활용하는지 지켜볼 것"
이란 외무 "미국, 주도적 해법 없이 도하 핵협상장 나와"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핵협상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문제 해결 의지를 찾지 못했다고 날을 세웠다.

4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전날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은 진보를 이룰 주도적인 해법 없이 협상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이란과 미국 측 대표단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간접 협상을 진행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이제는 주도적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이란은 지속가능하고 좋은 합의를 위해 긍정적인 제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하 회담에 대한 이란의 평가는 긍정적이나, 미국이 이 외교적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콜로나 장관은 핵합의 복원을 위해 협상의 창문은 아직 열려있다면서 모든 참가국이 만족할만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취임한 뒤 그간 변화를 반영해 이란 핵합의를 수정,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복원 협상은 올해 초에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막판 난제 극복에 실패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의 고위관리는 도하 협상 직후 로이터 통신에 "(이란이) 구체적인 것들을 갖고 오지 않았고, 원하는 건 JCPOA 범주 밖에 있는 게 대다수로 미국이나 EU에 설득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들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 핵 프로그램 동결 또는 축소를 대가로 미국, 유엔, EU 등이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란과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은 2015년 이 합의에 서명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