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덮친 산업현장 '더위 전쟁'…제빙기-아이스조끼에 삼계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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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작업 많은 조선-건설-철강업계, 직원건강·생산유지 대책 마련
점심시간 늘리고 근무시간 조정…혹서기 '집중휴가제'도 조기 운영
산업팀 = 올해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산업 현장도 본격적으로 무더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현장 출근이나 야외 작업이 정상화된 터라 기업들은 직원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 곳곳에 에어컨 설치·보냉품 지급…휴식 연장 등 근로시간 조정도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한낮 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덮치자 조선, 건설, 철강 등 야외 작업이 많거나 고온에 노출된 업종들을 중심으로 속속 혹서기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직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휴식시간을 늘리고,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보냉품이나 보양식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먼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를 혹서기로 정하고 직원들이 원하는 기간에 쉴 수 있는 집중휴가제를 운영한다.
또 지난달부터 매일 온도를 체크해 28도 이상인 날에는 점심시간을 20분 늘렸다.
혹서기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점심시간이 30분 연장된다.
아울러 현장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를 가동 중이다.
근로자의 탈수 방지를 위해 압축공기를 순환시켜 체온을 냉각시켜주는 '에어쿨링 재킷'과 쿨 스카프가 제공됐고, 제빙기와 식염 포도당도 곳곳에 비치됐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여기에 더해 제빙기 115대를 설치해 직원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음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번 달부터는 점심시간에 삼계탕, 수육 등 고열량 보양식과 얼린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기온이 예년과 다르게 크게 오르는 점을 고려해 31.5도 이상인 경우 점심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조치도 취했다.
대부분의 작업이 야외에서 진행되는 건설업계도 무더위와 전쟁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경우 시간당 10분 이상 직원들이 휴식하도록 조치했고, 오후 2∼5시까지는 옥외 작업을 단축·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에 냉방기와 이동형 휴게시설을 완비하는 동시에 충분한 수량의 식수·얼음, 보냉 설비·장구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GS건설은 기온이 33∼34도에 이르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실내외의 모든 작업에 대해 시간당 10∼20분의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모든 근로자에게 보냉 제품도 지급했다.
이에 더해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폭염경보가 발효될 경우에는 실외 작업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기온이 37도 이상이면 지하 밀폐공간이나 1인 단독 작업 등 실내 작업도 중지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대우건설도 폭염주의보(33도)와 폭염경보(35도) 발령 시 근로자가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숙지하도록 홍보·교육·점검하는 '3335 캠페인'을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야외작업은 아니지만, 실내에서 고온과 씨름해야 하는 철강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달부터 혹서기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관리 수칙을 강화했다.
폭염주의보·경보 등 기상 상황에 따라 휴식 시간을 운영하며, 휴식 시간 부여가 불가한 작업에 대해서는 작업을 제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중량물, 고소, 화기 작업 등 고열 취약 작업 근무자는 30분 작업 후 30분 휴식하도록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현장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면서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며 "체감온도와 기온을 수시로 체크해 작업시간과 작업량을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 "직원건강 지켜라"…실내공장도 혹서기 대책 속속 시행
야외나 고온 작업은 아니지만, 실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하는 자동차·정유·화학업계도 직원들 건강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혹서기를 대비해 하절기 복장 착용 기간을 기존 7∼8월 2개월에서 6월부터 9월 말까지 4개월로 늘렸다.
아울러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혹서기 동안 매일 4만개씩 빙과류를 지급하고, 식당에는 얼음통과 제빙기도 설치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작업장 주요 장소마다 얼음물을 마실 수 있는 음수대를 비치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의 처치 방법과 매뉴얼을 수시로 교육 중이다.
또 오후 시간대에는 관리감독자가 근로자의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직원들도 관리감독자에 작업중단이나 근무시간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주의보 발령 시 밀폐공간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열 냉방복과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도 마련했다.
에쓰오일도 매년 혹서기를 맞아 현장 근무자를 위한 이온 음료를 제공하고 있고, 고온 환경 작업 때 1시간 주기로 10∼15분간 규칙적인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LG화학은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긴급 작업만, 폭염주의보 발령 시에는 계획·긴급 작업만 각각 실시하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최대한 작업을 지양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과 울산공장, 대산공장 등 사업장마다 현장 근무자들을 위해 냉동고를 비치하고, 아이스크림과 수박 등 열을 내릴 수 있는 간식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이 이달부터 두 달간 임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무제한 제공하는 등 기업들도 직원들의 여름나기를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출근과 야외작업이 정상화됐지만, 예년보다 이르게 무더위가 덮치면서 기업들도 직원 건강과 생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점심시간 늘리고 근무시간 조정…혹서기 '집중휴가제'도 조기 운영
산업팀 = 올해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산업 현장도 본격적으로 무더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현장 출근이나 야외 작업이 정상화된 터라 기업들은 직원들의 건강을 지키면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 곳곳에 에어컨 설치·보냉품 지급…휴식 연장 등 근로시간 조정도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한낮 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덮치자 조선, 건설, 철강 등 야외 작업이 많거나 고온에 노출된 업종들을 중심으로 속속 혹서기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직원들이 지치지 않도록 휴식시간을 늘리고,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보냉품이나 보양식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먼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를 혹서기로 정하고 직원들이 원하는 기간에 쉴 수 있는 집중휴가제를 운영한다.
또 지난달부터 매일 온도를 체크해 28도 이상인 날에는 점심시간을 20분 늘렸다.
혹서기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점심시간이 30분 연장된다.
아울러 현장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를 가동 중이다.
근로자의 탈수 방지를 위해 압축공기를 순환시켜 체온을 냉각시켜주는 '에어쿨링 재킷'과 쿨 스카프가 제공됐고, 제빙기와 식염 포도당도 곳곳에 비치됐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여기에 더해 제빙기 115대를 설치해 직원들이 언제든지 시원한 음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번 달부터는 점심시간에 삼계탕, 수육 등 고열량 보양식과 얼린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기온이 예년과 다르게 크게 오르는 점을 고려해 31.5도 이상인 경우 점심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조치도 취했다.
대부분의 작업이 야외에서 진행되는 건설업계도 무더위와 전쟁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경우 시간당 10분 이상 직원들이 휴식하도록 조치했고, 오후 2∼5시까지는 옥외 작업을 단축·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에 냉방기와 이동형 휴게시설을 완비하는 동시에 충분한 수량의 식수·얼음, 보냉 설비·장구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GS건설은 기온이 33∼34도에 이르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실내외의 모든 작업에 대해 시간당 10∼20분의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모든 근로자에게 보냉 제품도 지급했다.
이에 더해 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폭염경보가 발효될 경우에는 실외 작업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기온이 37도 이상이면 지하 밀폐공간이나 1인 단독 작업 등 실내 작업도 중지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대우건설도 폭염주의보(33도)와 폭염경보(35도) 발령 시 근로자가 온열질환 예방 수칙을 숙지하도록 홍보·교육·점검하는 '3335 캠페인'을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야외작업은 아니지만, 실내에서 고온과 씨름해야 하는 철강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달부터 혹서기 온열질환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 관리 수칙을 강화했다.
폭염주의보·경보 등 기상 상황에 따라 휴식 시간을 운영하며, 휴식 시간 부여가 불가한 작업에 대해서는 작업을 제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중량물, 고소, 화기 작업 등 고열 취약 작업 근무자는 30분 작업 후 30분 휴식하도록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로 현장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면서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며 "체감온도와 기온을 수시로 체크해 작업시간과 작업량을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 "직원건강 지켜라"…실내공장도 혹서기 대책 속속 시행
야외나 고온 작업은 아니지만, 실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하는 자동차·정유·화학업계도 직원들 건강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혹서기를 대비해 하절기 복장 착용 기간을 기존 7∼8월 2개월에서 6월부터 9월 말까지 4개월로 늘렸다.
아울러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혹서기 동안 매일 4만개씩 빙과류를 지급하고, 식당에는 얼음통과 제빙기도 설치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작업장 주요 장소마다 얼음물을 마실 수 있는 음수대를 비치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의 처치 방법과 매뉴얼을 수시로 교육 중이다.
또 오후 시간대에는 관리감독자가 근로자의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직원들도 관리감독자에 작업중단이나 근무시간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주의보 발령 시 밀폐공간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열 냉방복과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도 마련했다.
에쓰오일도 매년 혹서기를 맞아 현장 근무자를 위한 이온 음료를 제공하고 있고, 고온 환경 작업 때 1시간 주기로 10∼15분간 규칙적인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LG화학은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긴급 작업만, 폭염주의보 발령 시에는 계획·긴급 작업만 각각 실시하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최대한 작업을 지양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과 울산공장, 대산공장 등 사업장마다 현장 근무자들을 위해 냉동고를 비치하고, 아이스크림과 수박 등 열을 내릴 수 있는 간식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이 이달부터 두 달간 임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무제한 제공하는 등 기업들도 직원들의 여름나기를 위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출근과 야외작업이 정상화됐지만, 예년보다 이르게 무더위가 덮치면서 기업들도 직원 건강과 생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