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 행보…동행식당 운영·에어컨 설치 지원
온라인 취임식 전 침수 피해 현장 찾아 대응 상황 점검
취임 첫날 쪽방촌 찾은 오세훈 "식비 지원·공공급식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민선 8기의 첫 민생 행보로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 행보를 본격화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간소하게 진행된 취임식 직후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높은 물가와 전기요금 인상, 폭염에 이은 집중호우 등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노숙인과 쪽방 주민들의 어려움을 살폈다.

이어 ▲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지정·운영 ▲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횟수 확대 및 급식단가 인상 ▲ 에어컨 설치 등 노숙인·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시는 쪽방촌 주민들이 식권을 내면 식사할 수 있는 동행식당을 8월 1일부터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인근 민간식당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지정하며, 주민들은 '쪽방상담소'에서 식권(1일 1식, 8천원 상당)을 받아 지정된 동행식당에서 사용하면 된다.

식비 등 예산은 서울시가 시비로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쪽방 주민들의 월평균 소득은 약 79만원이고, 이중 식료품 지출 비중이 약 50%일 정도로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동행식당이 운영되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계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사업설명회 등 사전절차를 거쳐 8월 1일부터 서울역·영등포·남대문·돈의동·창신동 등 5개 쪽방촌에 10곳씩 총 50곳을 동행식당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향후 추가 지정도 검토한다.

취임 첫날 쪽방촌 찾은 오세훈 "식비 지원·공공급식 확대"
아울러 시는 8월 1일부터 시 예산으로 노숙인 시설에서 제공하는 '공공급식'을 1일 1식(석식)에서 1일 2식(중·석식)으로 확대해 공공급식 분담률을 65%에서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급식단가도 3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일괄 인상해 물가상승에도 양질의 음식을 제공할 방침이다.

노숙인의 하루 평균 식사 횟수는 1.8식이고 이중 공공급식으로 1.2식(65%), 민간급식으로 0.6식(35%)을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민간급식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7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노숙인 이용시설 7개소, 생활시설 26개소 등 총 33개 노숙인 시설에 인상된 급식단가를 반영할 계획이다.

조리인력도 동시에 확충해 공공급식 확대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또한 폭염에 대비해 시 예산과 민간후원을 활용, 에어컨 150대와 에어컨 설치에 따른 추가 전기요금(7∼8월 중 추가요금, 가구당 5만원 한도)을 쪽방촌에 지원한다.

여름철 침구 3종 세트(홑이불·쿨매트·베개)도 제공한다.

취임 첫날 쪽방촌 찾은 오세훈 "식비 지원·공공급식 확대"
에어컨 설치는 관할 쪽방상담소별로 수요조사를 거쳐 설치 가능한 장소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창신동 쪽방촌을 찾은 것은 '약자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고 어려운 분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제는 약자와 동행하며 다 같이 어우러져서 사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서울시는 어려운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은 취임식에 앞서 집중호우 여파로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한 혜화동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과 침수 주택 현장을 찾아 수방대책 현황도 직접 점검했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초동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져 다행"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한 뒤 학교 관계자와 피해 주민 등에게 "후속 조처를 마무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구청장과 협조하면서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