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스 "사우디 골프 리그로 떠난 미컬슨과는 말도 안 할 것"
프레드 커플스(63·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등지고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로 떠난 필 미컬슨(52·미국)과 "앞으로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1일 "앞으로 미컬슨과는 말도 하지 않고, 골프도 같이 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커플스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커플스는 "이제 미컬슨과는 서로 다른 배를 탄 남남이다"라고 덧붙였다.

199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커플스는 PGA 투어 통산 15승을 거둔 선수다.

평소 '필드의 신사'로 불릴 정도로 매너가 좋은 선수지만 이날만큼은 미컬슨에 대한 언급에 거침이 없었다.

커플스는 "나는 시애틀에서 온 노인이지만 내가 버는 돈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알고 있다"며 "만일 내가 (LIV 시리즈로) 간다면 우리 가족들은 아마 나를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평생 큰돈을 번 미컬슨과 같은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신규 투어로 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2001년 9·11 테러 생존자 및 유족 단체들은 당시 항공기 납치범 중 다수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이었다며 PGA 투어 소속 미국 선수들의 LIV 시리즈행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인 워싱턴포스트 소속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 등으로 인해 미국 선수들의 LIV 시리즈 이적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플스 "사우디 골프 리그로 떠난 미컬슨과는 말도 안 할 것"
커플스는 "LIV로 간 선수들은 (사우디 자본의 돈을 받은 대신) 입에 재갈을 물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컬슨이 저렇게 바보처럼 보인 적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커플스와 미컬슨은 지난해 라이더컵에서 미국 대표팀 부단장을 나란히 맡는 등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지만 커플스는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날을 세웠다.

커플스는 또 LIV 시리즈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인지에도 의문 부호를 찍었다.

그는 "1억5천만 달러(약 1천940억원)나 되는 돈을 선수들에게 계속 줄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며 "3년 이상 갈 수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LIV 시리즈는 올해 10월까지 7개 대회마다 총상금 2천500만 달러씩 내걸었고, 최종전인 10월 말 대회에는 8천만 달러짜리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6월 영국 런던 인근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샬 슈워츨(남아공)은 한국 돈으로 60억원 정도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