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한중 관광교류 복원 시급…소프트웨어 발굴하고 명품화 필요"

"관광 인프라가 붕괴한 지금이야말로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
서울국제관광전(SITF)을 주관하는 박강섭 코트파(KOTFA)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붕괴한 관광 인프라를 서둘러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트파는 지난 23∼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40개국 400여 개 부스 규모로 올해 서울국제관광전을 주최했다.

박 대표는 나흘간 4만 명이 방문한 만큼 행사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 대표는 이런 현상을 '외래 관광객 러시'의 시작일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관련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2년간 관광 관련 분야에서 외길을 걸었다.

일간지 여행 전문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관광진흥 비서관을 거쳐 국제관광박람회 개최 전문회사인 ㈜코트파 대표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 이번에 관광전문가들이 한국을 많이 찾았다는데.
▲ 이번 관광전과 함께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와 국제관광인포럼(TITF)이 공동 개최한 2022 세계관광산업콘퍼런스도 동시에 열려 응우옌 반홍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15개국 장·차관을 비롯한 관광 분야 고위급 인사들이 무더기로 내한했다.

-- 어떤 부가 행사들이 열렸나.

▲ '말레이시아 위크'를 선포한 말레이시아관광청은 관광예술문화부 차관 등 50여 명이 입국했다.

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등 각국 관광청들이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관광전이 고유 기능 외에도 외래 관광 전문가들을 대거 입국시켜 관광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 해외 관광 전문가들의 내한이 외래관광객 증대와 연관이 있나.

▲ 새가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듯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야 외래 관광객도 증가할 수 있다.

출국하는 비행기는 비었는데 입국 비행기 좌석만 차면 노선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은 주고받는 것이다.

-- 코로나와 비슷한 사례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관광산업이 위기에 처했을 당시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으로 일하며 민·관·학 관계자를 주축으로 위기대응반을 설치, 100여 과제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했다.

덕분에 2016년 외래관광객 1천720만 명 유치 및 한국 국제관광경쟁력 10단계 수직상승(29위→19위)이라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 외래관광객 증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 먼저 역사 왜곡 및 사드 배치 문제로 소원해진 한-일·한-중 관광교류 복원이 시급하다.

역사 왜곡 및 사드 배치의 영향이 없었던 2016년 중국과 일본의 방한 외래관광객 비중은 60%나 됐지만 2021년은 불과 19%로 줄었다.

두 번째로 한류 모멘텀을 확산하기 위해 K-팝과 K-드라마뿐 아니라 외래관광객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매력적인 소프트웨어 발굴과 명품화가 절실하다.

특히 새 정부 들어 개방된 청와대도 단순 관람에 그칠 게 아니라 경호무술 체험, 경복궁과 연계한 수문장 교대식 체험 등 매력적인 콘텐츠가 곁들여지면 매력이 배가될 것이다.

-- 관광 재개 시점에서 가장 서둘러야 할 것은.
▲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편이 급감하고 호텔이 사무실로 변화되는 등 수용태세가 열악해졌다.

서울 방문 외래관광객 중 여정이 자유로운 FIT(개별자유여행)는 하루 평균 18만 명(2019년 기준)이다.

이들을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해 KTX에 연계한 서울-지역 특화 관광코스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등 노력이 절실하다.

-- 관광 인프라가 많이 붕괴했다는데, 늦지 않았나.

▲ 기계를 수리하려면 기계를 멈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붕괴한 관광 인프라를 재설계하고 재도약하려면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하겠다.

위기가 곧 기회인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