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발생 직후 "당황함 금치 못해"…대표 곡창지대 '민심 집중관리'
"한달만에 또 불사약"…北 황남, 전염병약 받고 '풍년보답' 각오
북한 황해남도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창궐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핵심 간부들로부터 '1호 약품'을 전달받은 농민들이 올해 풍년을 이뤄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1면에 '하늘 같은 사랑에 울고 불같은 진정에 격정을 터친다' 제하의 기사를 싣고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의 전염병 발생 초기상황부터 김정은과 간부들의 치료약이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해주시 용당지구에서 며칠 전 '원인불명의 전염병'이 퍼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5월부터 발생했던 열병환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어 확고한 안정 향상 추이를 보이던 악성 전염병 상황이 다시 역전되는가 싶어 시는 물론 도의 일군(간부)들도 당황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농번기에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껏 예민해졌던 민심이 새로운 전염병 전파로 동요됐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 신문은 지난 15일 심야에 황해남도 당위원회 책임 간부가 당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 위원장이 보낸 전염병 치료 약을 전달받은 즉시, 16일 새벽 2시 30분 해주시 당위원회 회의실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약품 분배 계획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1호 약품'에 이어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 등 김정은의 핵심 측근들이 보낸 약품과 생활물자 등도 전날 황해남도 주민들에게 수송된 상태다.

신문은 황해남도 주민들이 한 달 만에 또다시 '사랑의 불사약'을 받게 됐다며 풍년으로 보답하겠다고 한 다짐도 자세히 소개했다.

황해남도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도안의 수많은 일군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크나큰 사랑에 충성의 노력적 성과로 보답하자고 궐기해 나섰다"고 전했다.

한 강령군 농민은 "하루빨리 병을 털고 일어나 올해 기어이 대풍을 이룩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황해남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인정했을 때도 자신의 상비약을 황해남도에 신속히 전달하며 이 지역의 민심을 각별히 챙겼다.

북한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 장기화로 민생이 악화한 상황에서 식량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어왔다.

올해 가뜩이나 봄 가뭄으로 작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최대 곡창지대에 코로나19와 장티푸스·이질·콜레라 등 장내성 전염병까지 겹치자, 민심 동요를 재빨리 막고 식량 성과를 촉구하기 위해 '민심 집중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