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총회 투표에서 1만3천17표 중 7천744표 얻어
"회계사 선발 인원 동결…횡령 일차적 책임은 감사인 아닌 각 회사에"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연임 성공…"회계는 국가 인프라"(종합)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한공회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68회 정기총회에서 김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차기 회장 선거에는 김 회장과 나철호 선출부회장 등 2명이 후보로 나선 가운데 김 회장이 1만3천17표 가운데 7천744표를 얻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날 차기 회장 선거는 전자투표로 진행됐으며, 협회에 가입된 회원 약 2만명 가운데 65.1%가 투표에 참여했다.

김 회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삼일회계법인에서 세무·감사 부문 대표를 지냈으며, 2016년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4년여 동안 삼일회계법인을 이끌었다.

김 회장은 한공회 회장 임기 동안 새 외부감사법을 안착시키고 회계 개혁을 위해 표준감사 시간을 기업별 특성에 따라 산정하도록 도입하는 등 여러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김 회장은 당선 이후 "지난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회계 개혁을 정착시키고, 업계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라는 엄중한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앞으로 2∼3년이 업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총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 가운데 비영리법인에 대한 회계투명성 장치 마련 등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번 정부가 어느 정부보다도 (한공회에) 회계투명성과 관련해 특히 노력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규제개혁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기업들이 회계 관련 제도를 완화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회계는 국가 인프라로, 규제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김 회장은 향후 공인회계사 선발 규모에 대해서는 "최근 2년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등 영향으로 공인회계사 시험 인기가 높아졌다"면서도 "최근 감사 과정에서는 정보기술(IT) 전문가 등이 회계사와 함께 협력하는 추세라 회계사 인원을 늘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임기 동안에도 늘 '선발인원 동결'을 주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금융회사 내 횡령 사건이 잇따르는 현상에 대해서는 각 금융회사 내 보직순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외부감사인이 감사 과정에서 문서 위조 등을 걸러내는 것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는 금융회사의 시스템이 정상 작동한다는 가정 하에 진행된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감지하지 못한 문서 조작 등을 외부감사인이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도둑을 막을 수 있는 장치는 각 회사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년이다.

이날 총회에서 차기 부회장에는 정창모 (삼덕회계법인) 현 감사가, 차기 감사에는 문병무 미래회계법인 회계사가 각각 단독 입후보해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