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개최를 하루 앞두고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습니다.

국내외 증시 진단을 위해 증권부 박찬휘 기자,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 기자, 오늘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FOMC 회의를 앞두고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박찬휘 기자>

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2% 급락한 2,504포인트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지난 달 12일(2,546.80) 이후 한 달여 만입니다.

코스닥 지수 역시 4% 넘게 하락해 828포인트까지 내려오면서 지난달 10일 기록한 연저점(831.59)이 깨졌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오늘도 5천억 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면서요. 이유가 뭡니까.

<박찬휘 기자>

네. 외국인 순매도세는 연초부터 이달까지 무려 6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지난 달 양 시장에서 1조 6천억 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이 달에도 코스피 시장에서만 7거래일째 내리 물량을 던지고 있습니다.

계속된 고물가로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해외투자에 나섰던 외국인 자금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이란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주 금요일(10일)에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라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한 달 만에 1,280원을 재돌파했습니다.

<오민지 기자>

증시가 약세를 보인 곳은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증시들 역시 약세를 보였는데요.

일본 니케이는 3.01% 하락하면서 장을 마쳤고요.

중국의 상해지수도 1.25%, 홍콩 항셍지수는 3.36% 하락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잠시 후 오늘 밤에 개장하는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CPI 지수 발표 이후 지난 금요일 나스닥이 3.5% 빠지는 등 올해 1월 말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는데요.

이번주 FOMC 기준금리 발표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앵커>

5월 CPI가 전년 대비 8.6% 오르면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인플레이션 잡힐 기미는 안 보이나요?

<오민지 기자>

네 5월 CPI 발표에 이어 전문가들의 전망도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독일 중앙은행은 지난주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하면서 유럽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는데요.

주요 이유는 식량과 연료 가격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었습니다.

또 미국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경제고문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이 좀 더 빨리 조치를 취했다면 지금의 물가 급등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연준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무너진 상황인데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네요.

<오민지 기자>

맞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여부입니다.

기존에는 인플레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50bp 인상에서 다소 완화된 정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제는 기대감이 사라진 모습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보니 이번 주에 있을 FOMC 발표에 대한 월가의 전망도 분분합니다.

연준이 75bp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만큼 50bp 인상으로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다만 41년 만의 최대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는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데요.

만약에 이번에 75bp 인상을 단행하게 되면 1994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앵커>

월가에서 전망이 갈리는군요.

어떤 기관들이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요?

<오민지 기자>

먼저 75bp 인상론으로는 월가의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와 제프리스가 선두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연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75bp 인상을 지지했는데요.

이 밖에도 미국 경영 자문업체인 그랜트손트, 독일 투자은행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 등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속도에 훨씬 뒤처져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6월 FOMC도 50bp 인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도 96.4%가 50bp 인상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CPI 발표로 50bp는 기정사실화인 상태이지만 다수의 예상을 깨고 75bp의 자이언트 스텝도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한국시간 이번 주 목요일 새벽으로 예정된 FOMC 회의 결과 발표 때 금리 인상 폭에 주목하시고요.

동시에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점도표도 꼼꼼히 확인해야겠습니다.

<앵커>

미국 증시 전망에 대해 이야기 들어봤는데 국내 증시 전망은 어떤가요?

증시 전문가들은 하락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박찬휘 기자>

네. 국내 증시는 하반기 시작을 앞두고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다시 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TV는 대형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과 함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하반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는데요.

첫 번째 순서로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윤 센터장은 "올여름까지 증시와 외환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투자는 9월 이후가 적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 유주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앵커>

다시 돌아와서, 오늘 국내 증시 하락장 속에도 강세를 보인 기업들이 있다면서요.

<박찬휘 기자>

오늘 장 스포트라이트는 '독주하는 사료주'로 꼽아봤습니다.

양 지수에서 2,200여개 종목이 하락 마감한 만큼 증시 분위기가 어두웠는데, 신송홀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한일사료, 고려산업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사료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사료주들은 최근 6거래일 내리 하락하다가 지난 주 금요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한편 사룟값 상승에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는 육계주들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이지홀딩스가 10% 가까이 급등했고, 팜스토리, 마니커 등 관련주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급락장 속에서 사료주가 급등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박찬휘 기자>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가장 주된 이유는 '곡물 가격 상승'입니다.

곡물 핵심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공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올 들어 곡물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3대 수입 곡물 가격은 연초대비 30~40% 급등했습니다.

지난 9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식량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두 번째는 '정부 지원책'입니다.

정부가 곡물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10일 정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민간 기업이 글로벌 곡물 인프라를 인수할 경우 정부가 장기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정부의 사업 지원 소식까지 전해지며 사료주들이 급등했습니다.

<앵커>

미국 증시에는 어떤 이슈가 있었나요?

<오민지 기자>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주요 과제가 되면서 불똥이 튄 업종이 있는데요.

바로 정유주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석유업체인 엑손모빌이 올해 하나님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한 건데요.

정유 회사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고유가의 수혜를 보고 있다며 당장 채굴에 돌입하지 않으면 고강도 규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석유 증산에 미온적인 정유사들을 상대로 원유 개발이나 시추 허가를 취소하는 카드를 쓸 걸로 관측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 규모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적은 상황인데요.

회사 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해서 생산을 줄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유가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는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겠군요.

만약에 정유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말대로 증산하게 되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오민지 기자>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증산으로 유가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긍정적이지만 주가에는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기존에 정유사들은 유가 상승으로 얻은 수익성을 배당 수익으로 지급하거나 자사주 매입을 하는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활용해왔는데요.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으로 정유사들이 석유 증산이나 관련 설비에 투자하게 되면 아무래도 유가가 떨어질 수 있고 기업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죠.

외신에서도 정유 업계와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바이든 규제가 통과되면 정유업계 자본 효율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돌파했는데요.

국제유가가 인플레이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유사들의 증산 여부가 정유주 주가와 미국 증시 전반에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찬휘, 오민지 기자였습니다.


오민지 기자·박찬휘 기자 om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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