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에게 '인문학 향기' 전해 행복했다"
시문학파기념관 '산파역' 김선기 관장 20일 고별 강연
한국 문학사상 첫 유파기념관으로 건립된 전남 강진 시문학파기념관을 12년 동안 이끌어 온 김선기 관장이 오는 20일 고별 강연을 끝으로 무대에서 내려온다.

김 관장은 이날 오후 2시 강진 시문학파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영랑과 현구, 그리고 강진과 한국시문학'이라는 주제로 고별 강연을 하고 그동안 지역민들에게 받았던 사랑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강진 시문학파기념관은 1930년 3월 5일 시문학지 창간일에 맞춰 지난 2012년 3월 5일 개관해 2013년 제1종 전문박물관에 등재된 데 이어 2017년 대한민국최우수문학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는 등 개관 이후 지난 12년 동안 명실상부한 국내 문학관 운영의 롤 모델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이를 반영하듯 다양한 공모사업 선정을 통한 국비 확보는 물론, 전국 최초로 2016년 문화재청이 선정한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는 성과도 일궈냈다.

특히 문화적 토양이 부족한 지역에서 문화재 융합형 자유학년제 콘텐츠인 '영랑감성학교'를 개최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대에 올라 시 낭송 등 문학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강진을 인문학의 대표 도시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다문화가정 등 사회취약계층과 함께하는 체험행사를 통해 문화유산을 활용한 교육 발전에도 큰 힘을 보탰다.

시문학파기념관 '산파역' 김선기 관장 20일 고별 강연
지난 2012년 4월 문학관 개관과 함께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 밤 7시에 열린 문화예술 토크쇼인 '화요초대석'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애향심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단일 문화프로그램 가운데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기록된 '화요초대석'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작가와 지역민과의 소통은 물론, 지역공동체 문화 활성화에도 일조했다.

김 관장은 12일 "21세기형 문학관은 그곳에 무엇이 소장돼 있느냐보다는,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가치"라며 "지난 12년 동안 활동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시문학파를 매개로 인문학의 향기를 전할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문학관에 소장된 자료들은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문학사적 사료"라며 "앞으로 시문학파기념관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문학관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전남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광주지역 일간지에서 문화부장과 논설실장 등을 지낸 문화전문 기자 출신이다.

시문학파기념관이 정식 개관하기 전인 2010년부터 학예연구실장을 맡아오다 2012년부터 10년간 관장을 지냈고 이달 말 자리에서 물러난다.

주요 저서로는 '문학공간의 미학'을 비롯해 '시문학 공간과 문화콘텐츠', '남도현대 시문학의 산책' 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