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홍헌표 기자,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홍 기자, 오늘 우리 증시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소식에 2,600선이 무너졌습니다.

<홍헌표 기자>

개인의 1조 원 넘는 매수에도 2,600선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개장과 함께 2,600을 이탈한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폭탄이 나왔습니다.

개인의 매수에도 2,600선을 탈환하지 못했습니다.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나왔습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2조 원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점이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2원 가량 오른 1,268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역시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시그널, 긴축 우려가 시장에 악영향으로 다가왔군요

<홍헌표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현지시간 9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사실 두 차례 금리인상은 예상이 됐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이 7월 25bp 인상은 예상이 됐지만,

이번 회의에서 9월 빅스텝 50bp 인상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역시 4~5월 대비 높아진 상황임을 고려하면

9월에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 겁니다.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지속되거나 더 악화된다면

9월 회의에서는 더 큰 폭의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직접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9월 50bp 인상은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기자, 뉴욕증시 분위기도 크게 주저 앉은 모습이었습니다.

<이지효 기자>

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모두 2% 포인트 이상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죠.

먼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긴축 우려가 강화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됐습니다.

7월에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고 9월에도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ECB의 금리 인상은 2011년 4월 이후 11년 만의 첫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마이너스 금리가 제로 금리로 바뀌는 셈인데,

만약에 9월에 금리 인상률을 더 크게 적용하면 제로 금리 마저 벗어나게 됩니다.

여기에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둔 장이어서 경계감이 더욱 커진 장이었다고 분석됩니다.

<앵커>

4월에 이어 5월에도 상승세가 꺾일지가 이번 CPI 발표의 관전 포인트라고 봐야겠죠?

<이지효 기자>

네. 현지시간으로 10일, 그러니까 우리로 따지면 오늘 밤 9시 30분에 5월 CPI가 나옵니다.

CPI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하고,

자연히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달 나왔던 4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3% 였는데,

그 직전인 3월 CPI의 상승률이 8.5%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둔화됐었죠.

5월 CPI에서 이 상승률이 8.3%보다 낮게 발표돼야 뉴욕 증시는 반등을 모색할 동력을 찾게 됩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5월 CPI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이지효 기자>

월가는 5월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을 8.3%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견을 낸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CPI와 비슷한 수준인 8.3%를 전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라 하우스는 8.4%를,

아트 호건 내셔널시큐리티스 수석전략가는 8.2% 수준을 제시했는데요.

다만 CPI에서 농산물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5.9%로,

전월에 6.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서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근원 CPI가 낮아진다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로 해석될까요?

<이지효 기자>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근원 CPI 상승률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원 CPI가 낮아진다고 물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장바구니 물가와 주유소에서 넣는 휘발유 값,

그러니까 근원 CPI에서 제외된 농산물과 에너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농산물과 에너지를 포함한 5월 CPI 예상치는 여전히 8%대인 점에 주목해야 된다는 뜻인데요.

마켓워치는 "월가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어떤 신호라도 찾고 싶어하지만,

5월 CPI에서 많은 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며

"휘발유 가격과 꾸준히 오르는 렌트와 식료품 가격에 인플레 수치는 심지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5월 CPI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이거군요.

<이지효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선임고문은 "5월 CPI에 대해서는 시장의 컨센선스와 다른 예측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5월보다 6월의 수치가 더 나쁠 것이라는 점이다.

8.5%보다도 훨씬 높더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는데요.

6월이 시작된지 아직 3분의 1밖에 안됐는데 6월 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고 진단한 겁니다.

원자재 역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의미하는 이른바,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단순히 오일과 가스뿐만이 아니라 금속과 농산물까지 지금은 원자재의 슈퍼 사이클이며 이는 이제 시작이다"며

"이들 분야는 10년 이상 저투자에 시달려왔다"고 우려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수요가 많아도 한번에 공급을 늘리기가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CPI가 더 오르면 연준의 긴축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겠습니다.

<이지효 기자>

네. 일단 5월 CPI가 시장의 예상을 다소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연준은 6월과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5월이나 그 이후에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나오면,

50bp보다 큰 '자이언트 스텝' 공포가 커질 수 있습니다.

JP모건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를 높이고자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야 할 의무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는 잠재적으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우리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국에서도 소비자, 생산자 물가지수가 오늘 발표됐죠? 시장 예상치와 비슷했습니다.

<홍헌표 기자>

네. 중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4%로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전달 8.0%보다는 크게 낮아졌습니다.

또 소비자물가지수는 2.1% 오르면서 예상치 2.2% 보다 조금 낮았습니다.

중국증시는 물가가 하락한다고 판단했는지,

오늘 상해종합지수는 아시아증시에서도 나홀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우리시간 오후 1시쯤 나왔는데,

그럼에도 국내증시에 반등의 요소로는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홍 기자가 가져온 게 은행주입니다.

오늘 은행주가 대부분 빠졌는데, 보통 금리인상하면 은행주를 수혜주로 꼽지 않습니까?

오늘 하락은 어떤 이유인가요?

<홍헌표 기자>

오늘 은행주가 섹터 중에서 하락률이 큰 편에 속합니다.

은행주가 2% 하락했는데요.

카카오뱅크가 4%대, KB금융이 2%대, 하나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모두 하락했습니다.

금리인상 시그널에도 은행주가 하락한 것은 금융안정에 대한 위험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예금금리가 올라가면 그만큼 대출금리도 올라갑니다.

그런데 대출금리 인상이 채무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작용하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예금금리 인상으로 이미 가입한 낮은 금리의 예금을 해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되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서로 높이려는 경쟁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이자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살펴볼 부분이, 또 경기 침체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지효 기자>

네.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속된다고 하면 고강도 긴축이 이어질 테고 경기 침체도 현실화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기업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도 이런 부분을 우려하는데요.

CNBC의 CFO 서베이에서는 응답자의 68%가 내년 상반기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는데,

어떤 사람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답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또 전체 응답자의 77%는 다우존스 지수가 3만 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고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향후 2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50% 이상이다"고 예상했죠.

<앵커>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부각되는데 앞으로 증시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지효 기자>

네. 이미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3대 지수는 모두 약세장에 이미 돌입했거나,

약세장의 코 앞에 왔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런 부진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준의 긴축이나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도

앞으로 증시에 더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죠.

투자자문사 에버코아ISI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있었던 2000년, 2008년, 2020년 약세장의 평균 주가 낙폭이 47.9%에 달했고,

도이체방크도 경기 침체가 온다면 S&P지수가 3,000선까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는 게 좋겠습니까?

<이지효 기자>

일단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알리안츠의 선임고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의 가치가 하락할 수는 있겠지만,

일단 지금은 현금 또는 현금성 자산 뒤로 몸을 숨길 때다"고 조언합니다.

장기 매수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좋은 기회라고 봐도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는데,

배런스는 최근 '이제는 과감하게 주식을 매수해야 할 때'라는 기사를 내놨죠.

"현금 보유랑이 풍부하고 성장세가 건실하며 상당한 배당금까지 지급하는 우량주 쇼핑에 나설 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장세에서의 거의 유일한 대안은 역시 우량주 위주의 장기 투자라는 건데,

아직 여러 변수가 산적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때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면 국내 전문가들은 다음 주 증시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홍헌표 기자>

다음주는 국내외에서 빅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먼저 현지시간 14일 6월 FOMC가 예정돼 있죠

이번에도 50bp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다음주 중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나옵니다.

기업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겠다고 밝힌 만큼 수혜를 보는 종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예상되는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위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음주 코스피 밴드에 대해서 NH투자증권은 2,570~2,700으로 제시했습니다.


홍헌표 기자·이지효 기자 hphong@wowtv.co.kr
연중최저 다시 테스트…개인만 1조 매수 [증시프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