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8일 환경부와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 실현을 위한 환경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가운데)과 이재근 국민은행장(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해 협약 체결 기업(교보생명·스타벅스·유한킴벌리·제주항공·티머니·풀무원·CGV·GS리테일) 대표가 참석했다.
“금융을 통해 기업들의 탄소 저감을 유도해야 합니다.”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경영포럼 자문회의’에 참석한 국내 주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진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대출과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이재근 국민은행장은 “KB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ESG 상품 투자 대출을 50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며 “중견·중소기업의 ESG 경영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농식품 부문 ESG 실천 기업에 대한 우대론과 친환경 기업에 대한 우대론을 지난해 출시했다”며 “각각 3조5000억원, 4조5000억원 등 8조원 정도의 여신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금융사들은 주목해야 할 ESG 금융상품으로 채권을 들었다.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은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조30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며 “조달된 자금은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과 사회 취약계층 지원, 신재생에너지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사업에 쓰인다”고 말했다.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많은 연기금이 ESG 유형 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기업들도 ESG 관점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점점 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ESG 기술 개발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월 KAIST와 인공광합성연구소 공동 설립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했다”며 “수익을 내려는 게 아니라 10년을 내다보고 사회적인 영향이 확대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부행장)은 “중견·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ESG 경영 컨설팅 팀을 꾸렸다”고 했다.개인들의 ESG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ESG가 기업들만의 리그는 아니다”며 “해외에서는 탄소배출권 시장이 규제 시장을 넘어 개인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개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ESG 캠페인을 다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기업과 금융사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황 대표는 “기업들이 펴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이고 과장된 내용이 많다”며 “회사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자칫 고발 또는 형사 처벌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금융사는 ESG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며 “거래 기업의 투명성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은행들이 직원 업무 성적을 평가하는 핵심평가지표(KPI)에서 자산관리 안정성과 관련된 항목의 배점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면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8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5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의 올해 상반기 KPI 항목 변동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기업투자금융(CIB) 고객그룹 평가에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항목을 배점 5점으로 신설했다. RORWA는 신용·담보 등 대출 종류의 위험 수준에 따라 가중치를 둔 위험가중자산 대비 이익 비중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이 보유한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총자산이익률(ROA)보다 자본의 효율성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위험 가중치가 높은 취약 업종 기업 여신은 아무리 영업 실적이 좋아도 RORWA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신한은행은 자산관리(WM) 부문 영업점과 프라이빗뱅킹(PB) 개인 평가에서 150점짜리 PWM 포트폴리오 관리 항목을 새로 만들었다. 고객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관리해 균형적인 성장을 추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항목이 신설되면서 수익률 평가 점수는 하향 조정됐다. 예를 들어 WM 영업점과 PB 개인 평가 항목인 ‘고객수익률 지표’는 기존 270점, 300점에서 각각 260점으로 축소됐다. 농협은행은 영업점 고객 KPI 부문에서 자산관리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30점으로 상향 조정했다.우리은행은 영업점 평가 항목에서 ‘부실 우려 자산관리’ 배점을 종전 20점에서 30점으로 확대했다. 충당금을 충분히 쌓거나 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평가에서 ‘손님 수익률’ 항목의 평가 배점을 종전 40점에서 20점으로 축소했다. 대신 20점짜리 ‘손님 관리’ 항목을 신설해 고객 관리에 더 신경쓰기로 했다.은행에서 KPI는 모든 영업점에 적용하는 평가지표다. 은행의 경영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핵심 기준으로 여겨진다. 윤 의원은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금융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잠재 부실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박상용/빈난새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국민은행은 오는 7월부터 고령층의 금융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형 이동점포인 ‘KB 시니어 라운지’(사진)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KB 시니어 라운지는 서울에서 고령층 거주자가 많은 중랑구 은평구 노원구 강동구 강서구 등 5개 자치구의 어르신 복지센터를 주 1회 찾아 운영하는 이동점포다. 현대자동차 대형 승합차인 쏠라티를 개조해 은행점포처럼 꾸몄다. 전담직원을 배치해 현금 및 수표 입출금과 통장 재발행, 연금 수령 등 고령층 고객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국민은행은 KB 시니어 라운지를 통해 고령층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복지센터에서 편리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복지센터와 협력해 고령층 고객 대상 금융사기 및 보이스피싱 예방 등 금융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