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이 넘쳐나는 때라고 하지만 값싼 매물을 찾아보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부동산 실수요자가 시세보다 턱 없이 싼 매물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거래 마비와 가격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침체기여서 매수자 위주로 거래가가 이뤄진다 해도 급매물이 쏟아지는 대세하락기가 아닌 한 초급매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다. 부동산 거래관행 상 가격정보가 쉽게 노출되지 않아 가격 탄력성이 크지 않아서다.
집이나 상가 등 실수요 차원에서 값싼 급매물 부동산을 찾아야 한다면 급매에 대해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현장 전문가를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급매물 정보는 부동산업계에서 고급정보에 속하기 때문에 수요자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급매 전문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주로 부동산·중개업 현장 전문가가 급매정보를 독점했지만 요즘은 부동산 관련 유사업종 종사자들도 법률, 세무, 개발, 투자정보와 연계해 급매물 정보를 제공한다.
초저가 매물을 잡으려면 부동산이 값싸게 나오는 길목을 지키고 유통과 거래관행에 익숙한 실전 전문가를 알아두면 유리하다. 저가 매물에 대한 우량매물 정보와 위험관리에 능통해 경매보다 더 싼 매물을 알선해줘 싸고 안전하게 사는 것을 도와준다. 이들 전문가들은 저가 부동산을 접할 기회가 많은 베테랑으로서 투자 시 고급 정보원으로 활용하면 유용하다.

은행원과 PB 등 금융 종사자
자산가와 우량고객을 상대로 금융상품과 부동산투자에 대해 상담하고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PB나 금융권 종사자는 고객들이 보유한 알짜 부동산에 대한 저가매물 정보를 많이 갖고 있고 우량매물 정보도 다양하게 알고 있다. 특히 자산가들이 급하게 매도해야 할 매물이나 처분의뢰 매물, 절세매물, 대출 받아 급하게 매도해야할 매물까지 다양하고 값싼 부동산 리스트를 갖고 있어 투자자의 조건에 맞는 급매물을 싸게 잡게 조언해준다.

2금융권의 채권담당자와 자산전문가는 경매 낙찰가 수준의 값싸게 매수할 부동산정보를 갖고 있다. 채권 담당직원은 경매에 부쳐지기 직전에 나온 빚 많은 알짜 부동산에 대한 정보가 많고 자산운용 전문가는 금융권의 부실채권 증가에 따라 직접 경매과정에서 사들인 유입물건을 주로 되판다. 요즘은 PF 부실화 여파로 규모가 크고 빚 많은 부동산을 권리관계를 정리한 상태에서 담보인수 조건으로 헐값에 되파는 매물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법률 사무원과 M&A 전문가
부동산에 대해 상속·증여, 교환 등 권리 변동·이전이나 채권·채무, 연대보증과 채무승계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면 부동산소유자나 이해관계자가 주로 상담하는 곳이 부동산 전문 변호사나 법률 사무원들이다. 이들로부터 법률자문 또는 상담을 받고 처분 의뢰하기 때문에 부동산 법률전문가들도 값싼 부동산에 대한 정보들이 많다. 특히 상속 증여받은 부동산의 경우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도하려는 수요 때문에 알짜 매물을 잡을 확률이 높다.
부실기업 정리나 파산 관재인, 금융권에 종사했다가 퇴직 후 담보부 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문가도 값싼 매물을 다량 확보하고 있다. 기업 부도나 파산한 경우 부동산을 헐값에 처분할 곳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또 부실채권 유동화업체의 경우 경매 직전에 담보채권을 할인한 값에 사들인 후 저당권 상태에서 되팔거나 경매에 부쳐 낮은 값에 낙찰 후 시세 차익을 보고 되파는 데 통상 매도금액은 경매 낙찰가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가격 싸고 투자성 좋은 초급매물은 부동산시장에 어지간해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특징이 있다. 부동산·법률 분야별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저가매수의 기회와 고급정보를 얻었다 하더라도 맹신해서 덥석 급매물을 잡으면 숨은 하자가 있는 부동산에 투자할 위험이 있다. 가격이 시세보다 유별나게 싸게 나온 부동산이라면 저렴하게 나온 이유와 함께 등기부상 법률적인 하자와 함께 그 원인관계를 꼼꼼히 체크해보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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