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거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꾸준히 급매물들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까지 겹치면서 실제 거래는 시세보다 크게 가격이 싼 초저가 매물이 아니면 매수자들이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일부 미분양은 분양가 대비 할인 폭이 20%까지 커지면서 부동산을 값싸게 사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입주가 임박한 단지의 미분양과 상가분양 현장도 “정상 분양가를 납부하고 입주하는 입주민은 봉이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시행사와 시공사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정난을 감수하고라도 궁여지책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 ‘특별 할인분양’을 해주자 수요자들이 무조건 ‘싼 부동산’ 찾아 나서기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은 가격이 절대적으로 싼 매물을 고르는 것이 투자성패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 침체에 따른 추가 하락에 대비해 급매물과 할인매물을 사야 나중에 값이 떨어지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아서다. 거래 침체기에 초급매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모니터링을 해줄 분야별 전문가는 어디에 있고 어떤 정보원(情報源)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를 해야 할 지 알아보자.
부동산 담보대출 사업자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사업자는 ‘땡 처리 매물’ 정보를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다. 채무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잡아야 할 만큼 자금사정이 어렵고 높은 이자를 부담해서라도 돈을 빌려야 하는 급한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시세보다 턱없이 싼 값에 부동산을 인수할 초급매물 리스트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이다. 담보 잡은 부동산에 채권회수가 어려우면 값싸고 좋은 조건으로 사들여 다시 급매물로 되팔아 채권을 회수하기도 한다.
최근 주택거래가 뚝 끊겼는데도 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 거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덩치 큰 부동산을 제 때 팔기 어렵다보니 급한 자금을 담보를 통해 융통한다. DTI와 LTV 대출 규제에 따라 1순위 저당 설정으로 은행 빚을 지지만 추가 담보는 2금융권이나 후순위 담보대출업자에게서 자금을 빌린다. 이들로부터 부동산 매물정보를 얻어 투자하면 통상 시세 대비 20~30%대의 초저가 매물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급매·교환 전문 공인중개사
싸고 미래에 전망 좋은 부동산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사려면 부동산거래 전문가인 중개사를 아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개사 중에서 급매와 교환 등 저가매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자들을 여러 명 알아두고 친하게 지내면 남들보다 먼저 조건 좋은 초급매물 정보를 얻기 쉽다. 특히 해외 이주나 이민, 질병 또는 자금압박을 받아 급하게 팔아야 하는 매물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급매 전문 공인중개사와 지속적으로 교류해두는 게 유리하다.
맞교환은 서로 필요한 부동산을 맞바꾸고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거래방식이다. 교환 전문 중개사는 부동산을 헐값에 매수하거나 조건 좋은 부동산을 잡을 때 유용한 정보원이다. 거래 침체가 장기화될 때 부동산 맞바꾸기 매물이 늘기 때문에 현금을 일시불로 동원하거나 계약조건이 유리하면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 교환업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을 조정하고 현금을 가진 매수자에게 이익이 되게 협상하는 역할을 한다.
경매·공매 전문가와 투자자
저가매물에 투자하는 경매·공매 실전 전문가들은 하락폭이 컸던 경매부동산 종목을 연구해 값싸게 부동산을 사들이기 때문에 돈 되고 투자성 있는 매물정보를 많이 공유한다. 사고자 하는 매물이 거래시세보다 무조건 싸지 않으면 투자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권리와 물건분석 상 안전한 부동산을 선별해 집중 투자한다. 경매 시장에 나온 후 최소 1~2회 유찰해 가격거품이 빠진 부동산을 저가에 사들여 큰 차익을 거둘 우량 부동산정보를 보유한다.
요즘처럼 부동산 가격이 하향 곡선을 보이며 좀처럼 반등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는 경매와 공매물량이 풍부해 값싼 부동산을 잡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경매 공급물량이 증가해 유찰횟수가 잦으면 입찰경쟁도 덩달아 낮아져 남보다 값싸게 살 기회가 많아진다. 투자경험이 많은 실전 전문가들은 외견 상 골치 아플 것 같은 부동산을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탐문을 통해 옥석을 가려서 더 싼 값에 낙찰을 받아 차익을 거둘 리스트를 여러 개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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