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가격 거품이 걷히면서 투자형보다는 실수요적인 면이 강조된 실속형으로 투자 형태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DTI 등 금융규제로 돈을 빌려 부동산 사기가 어려워지고 보금자리 주택 등 값싸고 안전한 도심 저가주택 투자가 트렌드로 바뀌면서 실속파 투자자들의 거래관행이 부동산 시장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부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의 오피스텔, 원룸텔, 도시형생활주택 등도 국지적인 수요의 움직임과 가격 선도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부담이 낮고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 중소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수요의 감소와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기존 매물에 집착하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규제에 밀려 나오는 저가매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묻지마’식 추격매수는 금물이다. 철저히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고 내리지 않은 부동산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주택시장의 경우 미분양을 예상한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내리는 데 주력하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월등한 물량을 우선적으로 골라야 한다. 침체기에 실속형 부동산을 고르는 전략을 알아보자.

오를 부동산만 골라 투자하라
부동산 투자는 덩치 큰 자산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 투자하면 대가와 실패 후유증이 크다. 특히 부동산 가치의 하락기에 접어드는 때에는 가치가 상승할 부동산만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 내리지 않을 부동산을 꼽는다면 당연히 ‘재료’가 있는 곳이다. 호재가 이미 반영된 지역 내 부동산은 시세가 오를 대로 올라 더 이상 가치상승을 기대할 수 없지만 미래가치가 있다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다.
음지가 양지될 곳의 투자처를 찾으려면 기존의 수도권 중 재개발 가능성 있는 낙후지역, 인구유입이 많은 시 승격 지역, 도시가 팽창되어 확대 일변도에 있는 수도권 외곽도시에 돈을 묻어야 한다. 이들 지역의 주거·상업용 땅은 투자회전이 빠른 상품이다. 다만 신도시·택지지구, 재개발·뉴타운사업으로 이미 발표 난 곳은 먹을 것이 거의 없다. 간혹 소문들은 초보자들의 왕래가 빈번하지만 수익성은커녕 실익은 많지 않다.

잘 팔릴 부동산에 묻어라
불황에 강한 실속형 부동산은 잘 팔리는 부동산이다. 현금화가 쉬울수록 가치가 높다. 아무리 정감 가고 돈 되는 부동산이라도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해 현금동원을 할 수 없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계약하자마자 웃돈이 형성되는 부동산, 매입한 지 얼마 안 돼 되팔 경우 양도세 부담이 큰 부동산인데 매수자가 양도세를 부담하겠다고 조르는 경우, 분양 받자마자 프리미엄을 서로 얹어주겠다며 아우성인 부동산이라면 잘 팔리는 부동산의 전형이다.
환금성이 양호한 부동산은 주로 소형, 역세권, 도심 내에 있는 부동산이다. 아파트의 경우 59~85㎡ 이내 중소형이나 재건축사업의 호재가 예정돼 있는 사업초기 매물, 다세대·연립주택은 역세권에 위치해 임대 놓기 쉽거나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는 매물, 오피스텔은 소형으로써 임대수익률이 높고 시설이 차별화된 도심 매물 등이다. 토지는 900㎡ 전후의 면적에 수도권과 인접해 있고 용도전환 용이한 땅이 손 바뀜이 잦은 편이다.
아는 게 힘, 절세에 신경 써라
욕심 많은 투자자일수록 부동산으로 돈 버는 일에만 신경이 집중돼 있고 정작 불필요한(?) 돈이 새나가지 않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늘 따라다니는 것이 바로 ‘세금’이다. 피할 수 없는 세금이라면 절세전략을 짜두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의 완성이다. 부동산 재테크의 최종 수익률은 세전이익이 아니라 세후이익이므로 투자자 본인의 처지와 자금에 맞는 절세계획을 미리부터 세워둬야 한다.
2009년 2월 정부의 미분양아파트 양도세 한시면제 정책 전후 사례를 봐도 그렇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주택 단지 안에 같은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하루 차이로 누구는 양도세 100%를 내고 누구는 50%를 감면 받는다며 억울해 하는 계약자를 만난 적이 있다. 하루 이틀사이로 부동산을 팔고 사는 것만으로도 계약자간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것이 부동산투자다. 매도 매입 전 세무전문가로부터 자문 받아보는 것도 실속 있는 투자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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