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자들의 고민거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집 없는 서민이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여유 돈으로 앞으로 돈 될 만한 부동산을 찾아 나설 때이다. 장기적으로 오를 만한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어느 때보다 많을 때다. 부동산이 정책변수에 따라 부침이 심한 데다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어떤 종목을 고를지 고민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 변수가 많을 때에 과거 부동산시장을 떠올리며 미래 부동산시장에 대해 점쳐 보는 것이 어떨까?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신(神)의 경지라고 하지만 과거의 부동산시장의 트렌드와 패러다임, 각종 통계와 몇 가지 변수를 바탕으로 몇 년 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어떤 부동산에 관심이 몰릴 지 상상(?) 해보자.
향후에 투자가치 있는 부동산을 점쳐보기 위해 과거 10년 전의 부동산시장을 거슬러 가보자. 1997년 12월부터 1999년 말까지는 IMF 외환위기라는 경제의 특수상황이었으니 1995년부터 1996년 내외 부동산시장을 살펴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내 경험으로는 당시 부동산 시장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에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파트와 토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적은 돈으로 편하게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택에 대한 소유욕은 ‘바뀔 수 없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사회 간접자본 건설에 따른 민간자본의 참여, 수도권 주택부족현상 등으로 수요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시장은 춤추지는 않았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또 그 당시에는 아파트, 상가, 토지 등 부동산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명암이 엇갈리는 종목들이 출현했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보다 전세값이 많이 올라있었고, 상가는 신도시의 공급과잉 여파로 가격이 줄곧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토지는 지방 도시들의 개발여파로 대세상승 속에 진폭이 크지 않은 시장이었다.
부동산실명제 시행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몰리는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등기의무화 시행, 양도세 비과세 감면축소 등 투기억제 기능 제고가 부동산정책의 골간을 이룰 정도로 정부의 부동산투기 규제는 고삐를 조였다.
그 후 외환위기의 돌발변수를 겪으면서 시장은 2000년대 초까지 침체국면에 빠졌지만 이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생하기 시작해 2000년대 중반에는 줄곧 부동산 투자 열기가 다시 재연됐다. 과거 없는 미래가 없듯이 지난 과거 10여년의 부동산시장을 돌이켜보면 향후 미래의 유망 종목의 향방을 점쳐볼 수 있고 다가올 부동산시장의 큰 물줄기를 어림잡아서라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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