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관리에 성공하려면...


-평판관리에도 신경 써야

부동산자산관리의 포커스가 성과중심에서 관계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빌딩의 평판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임차인이 더욱 정교해지고 임차공간에 대한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건물주의 평판과 건물 이미지 등 과거에는 그리 중요시 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자산관리업무를 개시한 서울시 중구 소재 B빌딩의 사례이다.
B빌딩은 소유주가 준공 시부터 약 10년 이상 빌딩관리를 직접 해 오고 있었으나 양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1층과 2층이 상당기간 공실로 남아있고 임차인들의 요구사항도 많아지자 마침내 중소형빌딩 자산관리 전문회사에 관리를 위탁하였다.

공실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변 중개업소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막상 주변 중개업소를 방문해보니 B빌딩과 빌딩주에 대한 평판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 중개사들은 B빌딩에는 어떤 사람도 소개하지 말자고 사실상의 담합(?)을 해왔고 이로 인해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이 지지부진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빌딩에 걸려있는 임대인이 걸어놓은 임대현수막을 보고 찾아왔던 가망 임차인 조차도 건물주와 계약협상을 한 후 최종의사 결정을 하기에 앞서 확인 차 주변 중개사무소에 들러 B빌딩에 대해 물어보고는 계약을 포기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B빌딩의 평판이 좋지 않은 이유를 확인해보니, 빌딩주가 합의된 중개수수료보다 적은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였거나 이마저도 제 때 지급하지 않았고 또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중개사가 소개한 임차인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임대차계약기간이 만료된 임차인이 다른 빌딩으로 이전하려고 해도 신규 임차인이 확보되기 전에는 임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 빌딩 개선공사비를 임차인에게 관리비로 강제로 부과시키면서 관리비 산출내역은 공개하지 않는 등 정당하지도 투명하지도 않은 방법으로 임대관리를 하다 보니 그 지역에서는 소개 기피대상 빌딩으로 낙인 찍혔던 것이었다.

위의 경우처럼, 아직도 일부 임대인들은 임차인을 영원한 ‘을’ 또는 하청업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공간(space)이라는 상품을 임대하고서 임대료를 받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면서도 임차인이라는 고객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공실이 장기화되고 이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된 후에서야 임차인의 존재가치를 알게 된다면 버스가 떠난 뒤에 손 흔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번 떠나버린 고객은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임대관리에 성공하려면 평판관리(reputation management)에도 신경 써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대표이사 사장 김용남

[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임대관리에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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