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감축목표 더 높이고, 탄소중립 실현 위한 세밀한 계획 필요"
[기후 위기와 해양] (20) 탄소배출 세계 11위, 기후 악당 안되려면(끝)
한국의 탄소 배출량은 전세계에서 몇 위를 차지하고 있을까?
4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7억2천760만t이다.

1990년대 대비 20년 만에 배출량이 149% 증가했다.

이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가운데 11위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1%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중국으로 128억 5천600만t을 배출했고, 2위는 미국 66억7천700만t, 3위 인도 30억8천400만t을 각각 배출했다.

OECD 회원국만 기준으로 놓고 보면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캐나다에 이어 5위의 배출국가다.

한국은 그동안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탄소 감축 노력은 부족해 세계 환경 단체가 '기후 악당'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전 세계 국가의 탄소중립 상황을 추적하는 '넷제로 트레커'에 따르면 현재 136개 나라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이 중 66개국은 탄소중립 목표연도를 설정한 상태다.

선진국 중 목표 연도가 가장 빠른 곳은 2035년 핀란드이고, 아이슬란드·오스트리아가 2040년, 독일·스웨덴 2045년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가 탄소 중립 목표를 2050년으로 세웠고 우리나라도 여기에 속한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스리랑카,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브라질, 러시아는 2060년을 목표로, 인도는 2070년을 목표로 삼아 탄소 중립 달성 시기가 늦다.

이미 탄소 중립을 달성한 나라들로도 있어 눈길을 끈다.

저개발 국가로 국토 80%가 숲으로 덮여 있는 아시아의 부탄이나 아프리카 수리남은 탄소 순 배출량이 이미 제로를 달성했다.

[기후 위기와 해양] (20) 탄소배출 세계 11위, 기후 악당 안되려면(끝)
한국은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본격적으로 제도를 갖추며 탄소 저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를 확정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중간 목표도 설정했다.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탄소중립 기본법'도 올해 3월부터 시행했다.

해당 법을 통해 기후 대응 기금마련, 기후변화 영향평가, 탄소인지 예산 등 새로운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이오이 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장 "정부가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40%로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제 사회나 탄소 예산 관점에서 요구되는 50% 감축 목표에는 미치지 못해 목표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목표와 관련해서는 아주 세밀한 계획이 없어서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산업 부분 감소 목표가 다른 분야보다 적은 것도 문제인데, 산업 분야에서 줄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직 실용화되지 못한 기술인 탄소흡수원 개발이나 국외 감축을 통해 만회하려는 점도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도 "한국은 2010년에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표방하며 202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난 바 있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이제는 선언적인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세계 기후정책 분석기관인 '클라이밋 액션 트래커'가 국가별 탄소 감축을 목표를 평가했는데 우리나라는 꼴찌의 등급을 받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해보지 못한 도전이고 쉽지는 않겠지만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