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는 한국이 지구의 중력장을 벗어난 7번째 국가로서 본격적인 우주 탐사 역량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겁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은 3일 대전 항우연 본원에서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 준비 현장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구 중력장 벗어나는 7번째 도전"…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준비 완료
항우연은 최근 다누리 선적 전 검토회의를 마쳤다. 다누리는 총 중량 678㎏에 가로세로높이 약 2m의 직육면체 모양이다. 남색과 금색이 섞인 태양전지판을 펴면 가로 기준 약 6m까지 커진다. 여기에 달의 극지방을 촬영할 수 있는 쉐도우캠 등 6종의 탐사장비가 실려 있다.

항우연은 극저온과 고온에서도 모든 장비가 이상 없이 작동하는지 등을 점검했다. 이상 없음을 확인한 항우연은 다음달 5일 전용 특수 컨테이너에 다누리를 싣고 항공기를 통해 인천공항에서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지로 이송한다.
"지구 중력장 벗어나는 7번째 도전"…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준비 완료
다누리는 한국 시간으로 8월 3일 8시20분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로 발사될 예정이다. 2016년 1월 달 탐사 사업을 시작한 지 6년7개월 만이다. 발사 시기는 현지 기상 여건을 고려해 바뀔 수도 있다.

항우연은 달 탐사 궤도로 ‘탄도 달 전이(BLT)’ 방식을 채택했다. BLT 방식은 지구-달-태양 간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최소한의 연료를 쓰면서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지구에서 바로 달로 가는 ‘직접 전이 방식’ 등과 비교해 연료 소모량을 약 25% 이상 줄일 수 있다.

지구를 떠난 다누리는 태양 중력장에 이끌려 지구로부터 약 150만㎞ 떨어진 태양 근처 라그랑주 포인트(두 개 이상의 천체에서 받는 힘이 같아지는 곳)까지 도달한다. 이후 다시 지구와 달의 중력장에 이끌려 반대쪽 지구와 달 방향으로 매듭 모양 궤적을 그리며 유영한다. 이 과정은 모두 4.5개월 가량 걸리며 최소 2회, 최대 9회의 궤적 수정 기동이 있을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12월 16일 달에 가까이 다가선 다누리는 달 공전궤도를 다섯 차례 돌며 궤도의 지름을 좁혀가는 ‘진입 기동’을 수행한다. 최종적으로 12월 31일 달 고도 100㎞에 극지방을 도는 원 궤도에 진입한다. 이후 1년 동안 달의 극지방에서 얼음 형태의 물을 찾거나 달 착륙선이 내리기 좋은 장소를 검증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지구 중력장 벗어나는 7번째 도전"…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준비 완료
다누리의 달 전이 과정 및 궤도 진입은 항우연 임무운영센터 관제로 이뤄진다. 임무운영센터는 다누리 관제 및 운영을 총괄 통제하는 곳이다. 다누리 초기 운영 관제를 위해 작년 12월부터 6개월 동안 60명의 운영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총 여섯 차례 리허설이 실시됐다.
임무운영센터는 국내 최초로 구축한 심(深)우주지상안테나 및 미 항공우주국(NASA) 심우주네트워크(DSN)와 연동 돼 있다. 경기 여주에 설치된 직경 35m 대형 안테나 등이 포함된 시스템이다. 임무운영센터는 다누리에 명령 전송, 상태 정보 수신, 임구 계획 수립 및 궤도 결정 등을 수행한다.
"지구 중력장 벗어나는 7번째 도전"…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준비 완료
다누리 발사는 지구의 중력장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한국의 우주 개발 사업은 지구 중력장 내에서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그쳤다. 현재까지 달 착륙 및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에 불과하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린다. 김대관 달탐사사업단장은 “다누리 발사를 기점으로 미국 등 우주 탐사 선진국과 협력을 강화하며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