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배경서 포착된 자료로 '광도급감' 원인 재확인
오리온자리의 가장 밝은 별인 적색거성 '베텔게우스'는 2019년 말부터 이듬해 4월까지 광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져 한때 초신성 폭발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런 현상은 나중에 별이 먼지구름에 가려지고 표면이 식어 나타난 것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지구를 관측하는 기상위성에 곁다리로 포착된 자료에서도 이런 점이 확인됐다.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과 과학 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 등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학 박사과정 대학원생 다니구치 다이스케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상 위성 '히마와리-8'에 관측된 베텔게우스 자료를 확인해 수수께끼처럼 돼 있던 광도 급감의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는 성과를 냈다.

연구팀은 지구 3만6천㎞ 상공에서 일본과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을 관측해온 히마와리-8이 수집한 자료에 베텔게우스가 포착됐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광도 급감기간을 포함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4년 반치의 자료를 뒤졌다.

지구에서 약 550광년 밖에 있는 베텔게우스는 실제로 지구 가장자리 뒷편에서 매일 한 차례씩 포착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분석해 베텔게우스의 표면 온도가 140℃가량 떨어지고 주변의 뜨거운 가스가 응축되며 형성된 먼지에 가려지면서 광도가 급감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지상 대형망원경을 통해 유추한 결론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히마와리-8은 가시광과 적외선 파장으로 기상을 관측해 이에 포착된 베텔게우스의 자료는 광도 급감 원인을 연구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대기권 밖이라 지상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운 적외선 영역에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광도가 급감한 기간을 포함해 5년 가까이 매일 모닝터링하듯이 관측이 이뤄진 셈이 됐다.

다니구치는 뉴사이언티스트와의 회견에서 "히마와리-8이 다른 망원경보다 앞서는 것은 5년간 매일 베텔게우스를 본 것처럼 모니터링 망원경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논문을 통해 다른 위성들이 관측한 자료도 공개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구팀은 히마와리-8이 수집한 자료에는 베텔게우스 이외에 다른 네 개 별에 관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는 기상위성이 지상 관측의 한계를 뛰어넘는 귀중한 천문학 자료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