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당뇨병 예방 효과 없나?
비타민D는 지금까지 발표된 일부 연구 결과대로 과연 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까?
비타민D와 당뇨병 예방 사이의 연관성은 생물학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의 베타 세포는 비타민D 수용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인슐린 생산과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또 비타민D는 면역 조절과 염증 억제를 통해 당뇨병 위험을 낮추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아직까지는 부족한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비타민D가 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일본 기타큐슈(北九州) 산업의과 대학의 가와하라 데쓰야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임상시험 결과를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8일 보도했다.

임상시험 참가자는 전원 당뇨병 위험이 높은 내당능 장애(glucose intolerance)에 해당했다.

내당능 장애란 혈당이 정상치보다는 높지만, 당뇨병 진단을 내릴 정도는 아닌 상태, 즉 당뇨병 전단계(prediabetes)를 말한다.

이들은 평균 연령이 61세(30~78세), 46%는 여성, 59%는 2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었다.

43.6%는 비타민D 혈중 수치가 정상 수준에 못 미치는 50nmol/L(20ng/mL) 이하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630명에겐 활성 비타민D인 엘데칼시톨(eldecalcitol) 보충제를 매일 표준용량(0.75 μg) 복용하게하고 나머지 626명에게는 위약(placebo)을 투여했다.

이와 함께 3개월에 한 번씩 당뇨병 발생을 점검하면서 3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비타민D는 당뇨병 위험이 높은 성인의 당뇨병 발병을 예방하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는 없고 다만 인슐린 분비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당뇨병 진단율은 비타민D 그룹이 12.5%, 대조군이 14%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차이가 없었다.

또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간 비율도 비타민D 그룹이 23%, 대조군이 2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인슐린 분비가 충분치 않은 소그룹은 비타민D가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5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혈압, 체질량지수(BMI), 당뇨병 가족력 등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는 11가지 교란변수(confounding factor)를 모두 고려했을 땐 비타민D의 당뇨병 예방 효과가 39%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타민D와 관련된 부작용인 고칼슘혈증, 고칼슘뇨증, 신장결석은 드물었고 두 그룹 사이에도 별 차이가 없었다.

한 가지 특기할 사실은 비타민D 그룹이 요추와 고관절의 미네랄 밀도가 대조군보다 괄목할만한 증가를 보였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임상시험에서 선택된 활성 비타민D의 투여 용량이 당뇨병 예방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 적정했는지 그리고 이 결과가 다른 모든 인종 집단(ethnic group)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인정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 타티아나 크리스티데스 영양학 박사는 비타민D 보충제가 어떤 특정 인구집단에 더 효과가 있는 것인지, 장기간의 투여가 필요한지, 젊은 나이에 투여를 시작해야 효과가 있는지 등 아직 여러 가지 의문이 남아있다고 논평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약 4억5천만 명, 2045년에는 7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당능 장애 인구는 약 5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을 하고 체중을 줄여야 하지만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