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1이 열린 경기포천 포천힐스CC 7번홀. /한경DB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1이 열린 경기포천 포천힐스CC 7번홀. /한경DB
‘6월의 축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수도권 갤러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표적인 대회다. 2019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자동차로 약 35분 거리인 경기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2019년엔 대회 기간 약 2만 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다. 다만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관중 없이 대회를 치렀다.

상금 1억 늘려 돌아와…'포천힐스 드라마' 3년 만에 직접 보세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새 단장을 하고 3년 만에 관중을 맞이한다. 다음달 24일 개막하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는 사흘간 총상금 8억원을 걸고 열린다. 지난해보다 총상금(7억원)을 1억원 늘렸다. 대회 기간은 하루 줄여 사흘간 54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치른다. 주최 측 관계자는 “여름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고,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회 기간을 조정했다”며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총상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다시 갤러리를 받기 시작한 KLPGA투어는 여덟 번째 대회(E1채리티오픈) 만에 10만 관중을 끌어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역시 2019년 2만 명을 훌쩍 넘어 대회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다. 포천힐스CC는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출발해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갤러리들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콘텐츠’다. ‘스타 등용문’이라는 별명처럼 우승하는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했던 것도 대회 흥행에 도움이 됐다. 초대 챔피언인 장하나(30)를 비롯해 2, 3회 대회 챔프 오지현(26), 최혜진(23), 조정민(28), 김지영(26), 임진희(24) 등을 역대 우승자로 배출했다. 이들 모두 현재까지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다.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
특히 디펜딩 챔피언인 임진희는 이 대회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 상금 3억1253만원(상금랭킹 22위)을 모으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시즌 종료 후 업계에서 뜨거운 러브콜이 이어졌고 신생 골프단 ‘안강건설’의 에이스로 입단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상금 순위 17위(8745만원·28일 기준)를 달리며 스폰서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유독 명승부도 많았다. 지난 일곱 번의 대회 중 다섯 번이 역전승이었다. 첫 대회인 2015년부터 반전 스토리가 펼쳐졌다. 미국에서 뛰던 장하나가 자신의 후원사가 만든 대회에 참가하려 귀국했고, 그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특히 4타 차 열세를 이겨내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2019년 대회에서도 짜릿한 역전극이 펼쳐졌다. 당시 조정민은 선두에 무려 7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하고도 경기를 뒤집었다. 역대 KLPGA투어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에 7타 차를 뒤집은 건 조정민을 포함해 세 번밖에 없었다. 최다 타수 차 역전 기록(8타 차)에도 1타가 모자란 진기록이었다. 2016년과 2020년엔 오지현과 김지영이 각각 2타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 모자라 공동 13위에 머물고 있던 임진희가 마지막 날 6타를 줄이고 우승컵을 들었다.

극적인 연장 승부도 두 번 나왔다. 아직도 회자되는 경기는 2016년 대회. 당시 ‘여고생 골퍼’로 돌풍을 일으킨 성은정은 17번홀까지 3타 앞서 더블 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티샷 실수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고 결국 연장전에서 오지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