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가 쓴 소설집 '저주토끼'의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이 불발됐다.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열린 부커상 시상식에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을 2022년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모래의 무덤'은 남편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빠진 80세 인도 여성이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나서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힌디어책으로는 처음으로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의 영예까지 거머쥐었다.

이 작품을 영어로 옮긴 미국 번역가 데이지 록웰도 공동 수상했다.

기탄잘리 슈리는 수상 소감에서 데이지 록웰을 비롯해 출판사 틸티드액시스를 운영하는 데보라 스미스와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해당 부문의 최종 후보 6명에는 정보라 작가가 쓴 '저주토끼'가 포함돼 한강의 '채식주의자' 이후 6년 만에 한국 작가의 이름이 호명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올해 최종 후보작에는 인도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 한국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비롯해 폴란드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The Books of Jacob)', 노르웨이 욘 포세의 '새로운 이름(A New Name)', 일본 가와카미 미에코의 '천국(Heaven)', 아르헨티나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의 '엘레나는 안다(Elena Knows)'가 올랐다.

한편,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저주토끼'가 후보에 오른 인터내셔널 부문은 부커상 본상이 영어권 작가에 한정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2005년 신설됐다.

수상작에 대해서는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 5만 파운드(약 8000만원)를 지급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