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주관 첫 3자 공개토론…부동산·일자리 등 놓고 격돌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장 후보들이 사전투표 개시 하루 전인 26일 3자 간 첫 공개 토론의 장에서 격돌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정의당 권수정 후보는 이날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방송3사 중계 TV토론회에 참석해 본인이 서울시장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서울 표심의 관건인 부동산, 일자리 등의 주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우선 물가정책과 관련해 오 후보가 송 후보를 상대로 "공약 대부분이 시중에 돈을 푼다는 말씀인데 이는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송 후보는 "물가상승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 서민들의 이전소득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을 국민세금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 개발이익이나 제가 가진 경영기법으로 수익을 만들어내 돌려주겠다는 창조적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권 후보는 송 후보의 '누구나집' 공약과 연관 지어 "민주당 대표 시절 때에도 빚을 내 집을 사라는 주의였다.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격에 가세했다.

그러자 송 후보는 "좀 더 공부했으면 좋겠다.집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오해하나"라고 맞받았다.

권 후보는 오 후보를 상대로는 "건설자재 가격이 올랐으니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건설회사 사장이나 경총 대표가 할만한 말"이라고 공격했다.

오 후보는 "자유시장 경제질서 하에서 건설회사가 돈을 못 번다면 집을 짓지 않을 것이므로 적정이윤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그 외 방법으로 서민들을 보호해야지 분양가상한제로 누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 매각' 발언을 언급하며 오 후보에게 "민영화로 인해 물가가 오르지 않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오 후보는 "굳이 (지분 매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 실장의 개인적 아이디어였다고 본다"며 "정부에서 공론화된 적도 없는데 민주당이 말 하나 꼬투리 잡아서 마치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할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허수아비 때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와 오 후보는 부동산 정책 관련 토론에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송 후보는 오 후보가 과거 추진했던 시프트(장기전세주택)에 대해 "이자를 한 달에 200만원을 내야 하는데 컵라면만 끓여 먹고 살라는 것이냐.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 부자와의 동행"이라고 비꼬았다.

오 후보는 "장기전세주택은 임대주택의 한 유형인데 일부를 가지고 전체인 것처럼 말한다"고 맞받은 뒤 "누구나집 공약은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 고집스럽게 주장한다"며 역공을 펼쳤다.

송 후보가 재건축 용적률을 500%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것을 두고도 아파트 모형을 그린 팻말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조밀하게 지은 아파트에 누가 들어가서 살고 싶겠나.

상상력의 빈곤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송 후보는 "새로운 혁신적 사고가 필요하다.

오 후보의 사고로는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고, 오 후보는 "상상력 빈곤이 아니라 공상을 지나쳐 망상까지 가는 것"이라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선 오 후보와 송 후보 모두 핵심 산업 발전을 통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

이를 두고 오 후보는 "송 후보의 공약이 우파적 시각과 비슷하다.

우리 당에서 영입해도 될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에 권 후보는 일자리보장제 등을 통해 양질의 공공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오 후보의 일자리 공약에 대해선 "60명, 500명 이렇게 조금씩 샘플을 만들어서 실험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소득실험 같은 것을 몇만 명씩 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본인이 무지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오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도 논의되기 시작한 게 2~3년밖에 안 됐다"고 발언하자 송 후보는 "서울시장이 왜 이재명 후보를 의식하느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 간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도 주제로 다뤄졌다.

송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면 인천시민도 배려하고 서울시민도 배려하는 중간 솔루션을 찾아내겠다"고 했고, 오 후보는 "합의문 어디에도 2025년이 마지노선이라는 문구는 없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밝혔다.

권 후보는 두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이 문제를 방치했다고 비판하면서 "서울 과밀화 해결을 위해 수도 이전 등 과격한 방법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후보자가 꿈꾸는 서울을 한 단어로 말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오 후보는 '약자특별시', 권 후보는 '땀의 가치가 존중받는 서울시', 송 후보는 '누구나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는 희망의 도시'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