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중동·유럽 순방 조율…카슈끄지 암살 후 4년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곧 중동과 유럽의 여러 국가를 순방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순방 계획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터키, 키프로스, 그리스, 요르단, 이집트 방문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관리들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인데, 이르면 다음 달 초가 될 수도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번 순방 중에 지역 및 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에너지와 무역 분야의 협력 협정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내용대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순방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2018년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글을 써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이후 4년만의 순방이 된다.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10월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암살조에 살해됐다.

당시 국제사회는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에 '사우디 최고위급'이 있다면서 사실상 무함마드 왕세자를 지목했었다.

이후 무함마드 왕세자는 해외여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

2019년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일본 방문 등이 전부였다.

빈살만 왕세자의 순방 관련 보도는 사우디와 한동안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온 미국이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인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끈다.

양국의 관계는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틀어지기 시작했고,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이후 예멘 내전과 이란 핵 합의 복원 추진 등 문제로 갈등의 골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CNN은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달 취임 후 처음으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날 수 있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외국을 방문할 때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접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