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의 일침 "교육으로 흥한 한국, 교육으로 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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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인생 30년에 꺼내든 화두 '교육'…'최재천의 공부' 출간
"부모가 아이들 결정 대신하려는 게 문제"…'부모 대상 촛불집회' 희망
국가교육위 구성 다양화 주문…"독립적으로 근본 문제를 고민해야" "한때 완전히 폐허가 된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된 건 오로지 교육의 힘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요.
교육으로 흥한 나라가 교육으로 망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
평생 자연을 관찰해온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68)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가 바로 '교육'이었다면서 이 시대 교육에 관한 마음속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최재천의 공부'(김영사) 출간에 맞춰 18일 연합뉴스와 전화로 한 인터뷰에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정말 필요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30~40년 전 교육의 힘은 지금 발휘되고 있는데 20~30년 뒤를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을 해야 한다.
무엇을 가르칠지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와 7차례 이상 나눈 대담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1992년 미국 미시간대 조교수에서 시작해 서울대·이화여대를 거쳐 올해 교수 인생 30년을 맞은 그가 평소 고민했던 교육과 공부에 관한 생각이 담겼다.
그는 "지금 아이들은 과거보다 10배, 100배 더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미래가 안 보인다고 말한다"며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으로 수렴된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교육을 어떻게 바로 잡을지 논의하지는 못하고 앞으로 가야만 할까 그게 너무 안타까워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교육 혁신을 위해 부모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의 미래는 부모나 주변의 결정에 따라 휩쓸려간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결정을 대신하려는 게 문제"라며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미래를 느끼고 달라지고 싶어 한다.
부모가 변해야 한다.
가정에서 함께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교육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촛불집회를 기획하고 싶다"라고도 했다.
또 "아이들을 입시학원 대신 재미있는 배움의 현장으로 보내고, 아이들이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부모들을 불러 모아 촛불을 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려다가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꿔 졸업 후 10년 가까이 스타트업에 몸담은 아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최 교수는 "실패를 거듭하며 도전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면서도 "제가 '딴짓'을 하다가 제 길을 찾았듯 아들도 본인이 선택한 길이니, 자신의 인생을 찾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올해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잘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대통령 직속인 이 기구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교육 백년대계' 수립을 목표로 새로운 교육체제 마련 등 교육개혁 업무를 하게 된다.
그는 "정치권에 휘둘리거나 교육부가 배후에서 쥐락펴락하는 기구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교육의 근본 문제를 고민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과정이 뭔지, 다양성 있는 인재를 키워낼 방법이 뭔지 등을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 정부에서 위원장으로 참여했던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의 예를 들며 위원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시 위원 20명 중 경제학자는 4명 밖에 없었다"며 "여러 분야 사람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활발히 토론하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국가교육위원회도 교육 전문가들만 모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긴팔원숭이와 돌고래 연구에 전념 중이라는 최 교수는 앞으로 염두에 둔 연구로는 생물 철학을 꼽았다.
생물 철학은 과학철학의 한 분과로, 생물학과 철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학자로서의 연구에만 전념하고자 최근엔 정부의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장직도 사표를 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물리학이나 화학은 1 더하기 1이 반드시 2인 학문인데 생물학은 2보다 더 큰 학문"이라며 "제 삶의 남은 시간은 생물 철학의 기틀을 만들어보는 일을 해볼까 생각 중인데 제 마음의 가장 큰 숙제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부모가 아이들 결정 대신하려는 게 문제"…'부모 대상 촛불집회' 희망
국가교육위 구성 다양화 주문…"독립적으로 근본 문제를 고민해야" "한때 완전히 폐허가 된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된 건 오로지 교육의 힘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요.
교육으로 흥한 나라가 교육으로 망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
평생 자연을 관찰해온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68)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가 바로 '교육'이었다면서 이 시대 교육에 관한 마음속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최재천의 공부'(김영사) 출간에 맞춰 18일 연합뉴스와 전화로 한 인터뷰에서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정말 필요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30~40년 전 교육의 힘은 지금 발휘되고 있는데 20~30년 뒤를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을 해야 한다.
무엇을 가르칠지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와 7차례 이상 나눈 대담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1992년 미국 미시간대 조교수에서 시작해 서울대·이화여대를 거쳐 올해 교수 인생 30년을 맞은 그가 평소 고민했던 교육과 공부에 관한 생각이 담겼다.
그는 "지금 아이들은 과거보다 10배, 100배 더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미래가 안 보인다고 말한다"며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교육으로 수렴된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교육을 어떻게 바로 잡을지 논의하지는 못하고 앞으로 가야만 할까 그게 너무 안타까워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교육 혁신을 위해 부모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의 미래는 부모나 주변의 결정에 따라 휩쓸려간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결정을 대신하려는 게 문제"라며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미래를 느끼고 달라지고 싶어 한다.
부모가 변해야 한다.
가정에서 함께 이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교육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촛불집회를 기획하고 싶다"라고도 했다.
또 "아이들을 입시학원 대신 재미있는 배움의 현장으로 보내고, 아이들이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부모들을 불러 모아 촛불을 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려다가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꿔 졸업 후 10년 가까이 스타트업에 몸담은 아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최 교수는 "실패를 거듭하며 도전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면서도 "제가 '딴짓'을 하다가 제 길을 찾았듯 아들도 본인이 선택한 길이니, 자신의 인생을 찾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올해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잘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나타냈다.
대통령 직속인 이 기구는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교육 백년대계' 수립을 목표로 새로운 교육체제 마련 등 교육개혁 업무를 하게 된다.
그는 "정치권에 휘둘리거나 교육부가 배후에서 쥐락펴락하는 기구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교육의 근본 문제를 고민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과정이 뭔지, 다양성 있는 인재를 키워낼 방법이 뭔지 등을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전 정부에서 위원장으로 참여했던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의 예를 들며 위원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시 위원 20명 중 경제학자는 4명 밖에 없었다"며 "여러 분야 사람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활발히 토론하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국가교육위원회도 교육 전문가들만 모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긴팔원숭이와 돌고래 연구에 전념 중이라는 최 교수는 앞으로 염두에 둔 연구로는 생물 철학을 꼽았다.
생물 철학은 과학철학의 한 분과로, 생물학과 철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학자로서의 연구에만 전념하고자 최근엔 정부의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장직도 사표를 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물리학이나 화학은 1 더하기 1이 반드시 2인 학문인데 생물학은 2보다 더 큰 학문"이라며 "제 삶의 남은 시간은 생물 철학의 기틀을 만들어보는 일을 해볼까 생각 중인데 제 마음의 가장 큰 숙제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