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 고양시 백석동의 한 식당. 점심을 먹던 직장인 김 모(49) 씨는 6·1 지방선거 얘기가 나오자 "현 시장을 다시 뽑으려 한다.
이 지역은 파란 색깔이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자리에 앉아있던 친구 임모(49) 씨는 "경기 불황에,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은 버티기 너무 힘들다.
이번에는 진짜 일꾼을 찾기 위한 고민이 많다"며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양시는 과거에는 한나라당 후보가 시장 선거에서 재선도 했지만 2010년 지방선거 이후로는 민주당 후보가 내리 승리할 정도로 최근 10여년간은 진보 지지세가 뚜렷한 지역이다.
2020년의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3석, 정의당 1석이라는 진보 압승 구도를 보이며 고양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이런 일방적인 구도는 지난 3월 대선 투표에서 적잖이 바뀌어 일부 일산 신도시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못 미쳤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특례시로 올라선 고양시 시장 자리를 놓고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동환 국민의힘 후보가 다시 승부를 겨루게 됐다.
4년 전인 2018년 5·13 지방선거에선 이재준 후보가 58.48%의 득표율로, 이동환 후보(27.28%)를 가볍게 따돌리면서 시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약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는 이동환 국민의힘 후보의 존재감이 당시와는 달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최근 O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이동환 후보(38.7%)가 이재준 후보(43.3%)를 오차범위(3.7%P) 안에서 추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4월 29∼30일 고양시민 70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현 시장인 민주당 이재준 후보는 이번 선거의 공약으로 신속한 일산신도시 재정비 추진과 제2무역센터 유치, CJ 라이브시티와 일산테크노밸리 등 자족 시설과 광역철도 확충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신속처리반'을 꾸려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고양시는 이를 위해 지구단위계획 재수립 등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 놓는 등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킨텍스 제3전시장과 CJ가 발표한 88층 비즈니스 타운이 들어서고, 여기에 무역센터가 유치되면 고양시는 글로벌 무역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이 추진해온 사업에 대한 마무리 의지를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동환 후보는 지방 권력 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고양시는 지난 12년 동안 민주당이 시정과 의회를 장악하고 독주와 독선으로 전횡해 왔다"며 "지방 권력도 교체해야 진정한 정권 교체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기 신도시 노후화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절차와 사업 기간 등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하겠다"면서 신분당선 일산 연장, 자유로∼강변도로 지하 고속도로 건설, 전철 3호선 급행 운행, 고양판 실리콘밸리 조성, 창릉신도시 특목고 설립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의당에선 김혜련 후보가 고양시장 선거에 나섰다.
김 후보는 "거대 양당 후보 모두 흔한 '자족도시', '지방 권력 교체' 구호만 반복할 뿐 도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고민과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