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 홈런으로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나 기분이 좋아"

kt 4연패 끊어낸 '수원 거포' 박병호 "오랜만에 웃으며 퇴근"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팀의 4연패를 끊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박병호(36·kt wiz)가 가라앉은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병호는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근 팀 분위기가 너무나 다운돼 있었는데 어제 동점 홈런으로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나 기분이 좋다"면서 "어제 경기만큼은 경기가 끝나고 저의 홈런과 조용호의 끝내기 안타로 오랜만에 웃으면서 퇴근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전날 LG와 경기에서 8회말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터뜨려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병호의 동점 홈런 이후 9회말 조용호가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kt는 지긋지긋한 4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kt는 올 시즌에는 주력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18일 현재 8위(17승 21패)에 머물러 있다.

박병호의 동점 홈런은 KBO리그 최강의 셋업맨으로 손꼽히는 LG 정우영을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박병호는 "정우영은 원래 직구를 던지는 것을 알면서도 치지 못하는 공을 던지는 투수라서 못 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처음 2개는 굉장히 좋은 공이 들어왔는데 이후 실투가 들어오면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영의 공은 움직임이 굉장히 많다.

그런데 어제 홈런을 때린 공은 움직임이 적었다"면서 "(운이 좋게) 타격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13호 대포를 쏜 박병호는 공동 2위인 한동희(롯데 자이언츠)·김현수(LG 트윈스·이상 8개)와 격차를 5개로 벌리고 리그 홈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5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박병호는 50홈런을 기록했던 2014·2015년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그는 "2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성적에) 마음을 놓지 않고 있다.

새로운 경기를 준비하는 데 집중할 뿐"이라며 "지난 2년보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자신감을 내세워 방망이를 휘두르거나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kt 4연패 끊어낸 '수원 거포' 박병호 "오랜만에 웃으며 퇴근"
5월 들어 8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의 배려 덕분에 새 팀에 빨리 적응하며 중심 타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님이 농담도 많이 하시고, 선수 입장에서는 많이 편하다"면서 "'너는 주자 없을 때는 못 쳐도 되니까 주자 있을 때만 홈런을 치면 된다'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셨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상승세는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23)와 헨리 라모스(30)가 돌아오는 6월부터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와 라모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박병호가 견제 대상이 돼 힘들 줄 알았는데 너무 잘하고 있다.

황재균과 장성우가 빠진 선수들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강백호와 라모스가 돌아오면 조금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쉽지 않은 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