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란셋 조사…관련 경제손실 5천840조원
2019년에만 전 세계 900만명이 환경오염으로 조기 사망했으며, 대기오염과 납 중독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의 '오염 및 건강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건강에 대한 환경오염의 영향이 전쟁, 테러, 말라리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결핵, 마약, 음주보다 훨씬 크다"며 "환경오염이 인간과 지구의 건강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2019년 전 세계 조기 사망자의 6분의 1인 약 900만명이 환경오염 탓에 숨졌으며, 이는 2015년 조사 이래 변하지 않은 수치라고 란셋은 설명했다.

또한 약 670만명의 사인이 공기오염이었으며, 이는 화석 및 바이오 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와도 얽혀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프리카에서의 실내 공기오염이나 오염수 음용에 따른 사망은 줄어든 반면, 아시아 남부 및 동부를 중심으로 대기오염 및 화학적 오염 등 산업화와 연관된 조기 사망이 늘어났다.

2019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450만명으로, 2000년 290만명, 2015년 420만명보다 증가했다.

특히 납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90만명에 달하는 등 화학적 오염도 증가 추세로, 이 같은 수치도 상당히 저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납은 인체에서 동맥 경화에 따른 심장 질환, 인지기능 상실과 뇌 발달 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납이 행동 장애 증가와 경제 생산성 저하와도 연관이 있으며, 이로 인한 연간 세계 경제 손실이 1조달러(약 1천2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납으로 인한 IQ 저하가 초래한 경제적 손실은 아프리카의 경우 국내총생산 대비 4%, 아시아는 2%에 이른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리처드 풀러는 "주로 빈곤한 국가들에서 납 중독에 따른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2019년 전체 환경오염 관련 사망으로 인한 세계 경제 손실은 4조6천억달러(약 5천840조원), 전체 경제의 6% 규모일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중저소득 국가의 사망자가 전체의 90%를 넘는 등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한 국가는 해외로 제조업을 이전하면서 국내 대기오염을 줄이는가 하면 공기와 물, 음식 등을 타고 오염이 국경을 넘는 추세도 확인됐다.

리처드 풀러는 "공기와 납 오염의 위험이 초미세 플라스틱보다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지금도 납 오염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HIV나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은데도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