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갈레라 테라퓨틱스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구강점막염 치료제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한다.

갈레라는 16일(현지시간) ‘아바소파셈’(GC4419)에 대해 올해 말까지 FDA에 NDA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아바소파셈은 국소적으로 진행된 두경부암의 항암화학방사선요법으로 발병한 중증 구강점막염(SOM)을 치료하는 후보물질이다. 구강점막염은 방사선 치료 부작용으로 구강에 궤양이나 출혈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갈레라는 이번 NDA에 글로벌 임상 2b상 및 3상 시험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일 갈레라의 주가는 69.59% 폭락했다. 그러나 약 2개월 뒤인 12월, 갈레라는 3상 실패가 임상수탁기관(CRO)의 잘못 때문이었다고 했다. CRO가 통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오류를 수정하자 1차 및 2차 평가지표의 ‘P값’이 모두 개선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위약군 대비 아바소파셈 치료군의 상대적 구강점막염 발생 감소율의 P값은 이전 0.113에서 0.045로 수정됐다. 구강점막염 발생 일수 감소치에 대한 P값도 0.011에서 0.002로 개선됐다. 2차 지표인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 감소율 P값 역시 0.167에서 0.052로 낮아졌다.

P값은 임상에서 집단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판단하는 지표다. 통상 P값이 0.05 이하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했다고 본다.

갈레라는 통계 프로그램의 오류가 정확히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만간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레라는 내달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차총회에서 3상 결과를 구두로 발표할 계획이다.

갈레라는 미국에서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로 인한 구강점막염 발생 환자가 매년 약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 후 약 75%의 환자가 구강점막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용화된 구강점막염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아바소파셈은 2018년 FDA로부터 혁신치료제(BTD)로 지정받았다. BTD로 선정되면 신약허가 과정에서 FDA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멜 소렌센 갈레라 최고경영자(CEO)는 “FDA와의 생산적인 상호작용 후 이번 발표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잠재적인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레라는 국내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쟁 상대로도 지목된다. 엔지켐 역시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인 ‘EC-18’을 중증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엔지켐은 지난해 EC-18 미국 임상 2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중증 구강점막염 지속기간은 위약군 대비 100% 감소했고 중증 구강점막염 발생률은 35% 개선됐다.

구강점막염 치료 분야에서 EC-18보다 개발 단계가 빠른 곳은 갈레라와 미국의 또다른 신약 개발사인 솔리제닉스다. 갈레라가 3상 개선 소식을 들고 나오기 전까지 솔리제닉스 역시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EC-18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아바소파셈이 연내 NDA를 신청 이후 허가까지 받으면, 첫 구강점막염 치료제 타이틀은 갈레라의 몫이 된다. 엔지켐은 지난해 11월 EC-18을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FDA에 BTD 신청을 마쳤다. FDA와의 협의를 통해 3상 계획서(프로토콜)를 설계(디자인)한 후 올 상반기 임상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