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기 강삼영·문태호, 여론조사에 '중도층' 포함 놓고 견해차
문 "민주·진보 후보는 오직 나" vs 강 "교육에 진영논리 옳지 않아"
죽마고우도 양보 없다…강원 교육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결렬
'동해 북평고 40년 지기'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강원도교육감 선거에 함께 출마한 강삼영·문태호 후보가 두 달여간 단일화 작업을 이어오다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갈라섰다.

이들은 16일 서로 입장을 내고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는 결렬됐으며, 이를 바랐던 지지자들에게 송구하다"고, 문 후보는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는 결렬됐고, 민주·진보 진영 후보는 오직 나"라고 서로 입장을 내세웠다.

두 후보는 고교 동창에 초등교사 임용을 목표로 춘천교대도 함께 다녔으며 교편을 잡은 뒤에도 같은 전교조에 소속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지만, 단일화 과정은 결과만큼 험난했다.

문 후보는 선거 초부터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한 강원연석회의가 제안하는 단일화 규칙에 따르자고 주장했지만, 강 후보는 그 폭을 중도층으로까지 더 넓혀야 한다고 맞받았다.

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단일화 방법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던 두 후보는 '중립 기구를 통한 단일화 추진'에 합의하며 한 걸음씩 틈을 좁혔다.

하지만 여기서도 각 후보는 여론조사 수렴 비율 등 자세한 방식과 시기 등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다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죽마고우도 양보 없다…강원 교육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결렬
이 과정에서 여러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단일화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이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두고 지난 주말까지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불발했다.

두 후보가 끝까지 양보하지 않은 것은 여론조사 설문지의 한 문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의 특권 경쟁 교육을 반대하는 문항에 대해 '예·아니오'가 아닌 중립 응답자의 설문 배제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해당 응답자를 포함한다면 중도 지지층이 더 두꺼운 것으로 알려진 강 후보가, 이를 배제한다면 진보 진영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 문 후보가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강 후보는 겉으로는 스스로 민주·진보 후보라 칭하면서 단일화 논의에서는 진영 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이율배반적 주장을 한다"며 "강원 교육감 선거 민주·진보 후보는 이제 문태호 단 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 후보의 리더십은 아직 신뢰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전 투표일 전까지라도 아직 단일화 채널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는 "진보 교육은 교육 정책과 학생·학부모·교직원을 존중하는 태도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유권자의 정치 성향을 가르고 과도한 정치적 진영논리를 끌어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진보'라는 칭호는 한 사람이 걸어온 길과 삶의 내력으로 일컫는 것이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이를 독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