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비어천가' 오세훈이 들어가는 게 무슨 의미…내가 가야 메기효과"
"'이재명+심상정'보다 적은 표 받은 정권 내각이 너무 편향적"
"용산 집무실, 아관파천이냐…반대파와 함께 하는 것이 상생"
송영길 "나는 尹정부 성공의 백신…국무회의 부실화 막겠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자신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백신이자 예방주사"라고 말했다.

송 후보는 후보등록 첫날인 이날 서울 중구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나처럼 쓴소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국무회의 부실화를 막고 (잘못된 정책을) 조금이라도 재검토할 기회가 생긴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려면 '일방통행식 독주'를 막아야 한다며 견제의 적임자를 자처한 것이다.

송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내각이 너무 편향돼 있다.

호남 출신이 1명에 불과해 지역에 대한 배려도, 여성에 대한 배려도 없다.

학교에 대한 배려도 없어 연세대 출신은 한 명도 없다"며 "이렇게 특정 대학, 성, 연령대, 지역에 집중된 것은 처음이다.

거기에 검사 출신이 많아 '대검 부속실'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이재명, 심상정 후보 표를 더한 것보다 적은 표를 받은 정권이 이렇게 내각 구성을 하면 되느냐"며 "거기에 용비어천가만 부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들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송영길이 들어가야 그나마 국무회의에 '메기 효과'가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송영길 "나는 尹정부 성공의 백신…국무회의 부실화 막겠다"
송 후보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을 두고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청와대보다) 더 구중궁궐로 들어가 차단되고, 국방부 건물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며 "16개 부대의 6천500명이 근무하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경호 때문에 총의 공이(총알을 발사시키는 장치)를 제거하라고 하면 빈 총을 든 국방부가 된다는 것인데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또 "청와대에는 60개 회선을 연결해 정보가 한 곳에 연결되는 워룸이 있는데, 용산 집무실에는 그런 시설도 돼 있지 않다"며 "유사시에는 1분 단위로 국군 통수권자의 판단이 중요한데, 심각한 공백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해도, 외국 군대 바로 옆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미군이 허용한 통로를 따라 출퇴근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한제국 말기 아관파천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는 또 "미세한 차이로 이긴 정부가 전 정부를 범죄인 취급하고, 윤희숙 전 의원부터 이준석 대표까지 발언하는 것을 보면 상생의 정치가 맞나 싶다"며 "어떻게 반수에 가까운 지지를 얻은 후보를 피의자 취급하느냐. 이게 정치가 맞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출마'라고 비판한 데 반박한 것이다.

그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은 다 무혐의 처리하면서 그러면 형평성 없는 검찰에 어느 국민이 승복하느냐"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의 말대로 달도 차면 기운다는데, 정부는 국민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하나로 만들려면 배려해야지, 상대를 처단해야 하는 정적으로 생각하고 검찰·경찰을 이용해 범죄 피의자로 만드느냐"며 "그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반대파와 함께 하는 것이 상생이지, 자기들끼리 사는 것은 상생이 아니다"라며 "내가 서울시장이 돼 시 의회에 국민의힘 소속이 많다면, 정무부시장을 추천받아 '협치 서울시의회'를 만들겠다"고 자신은 협치를 실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국의 쟁점 중 하나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여부에 대해선 "(민주당이)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붙였다.

사실상 장관 후보자 연계론을 주장한 것이다.

송 후보는 "밀어붙이면서 '(인준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오만한 태도가 어디 있느냐"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해서는 성의를 보여야지, 장관은 하나도 낙마시키지 않으면서 총리는 다 해달라는 것이냐. 한덕수를 통과시키려면 최소한의 명분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자신의 출마가 '선당후사'의 책임감에 따른 결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 출마가 개인 정치 플랜에 따른 욕심이라고 오해하는 분이 있다"며 "험지 출마를 위해 부산시장 출마도 고민했으나 (서울에 출마할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이런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불출마 선언이 정계 은퇴는 아니었다.

나는 아직 59세로 은퇴할 나이는 아니다"라며 "당시 당의 혁신 요구안이 동일 지역구에서 4선 연임을 하지 말고 험지로 가라는 취지였다.

따라서 인천 계양에서는 나오지 않겠다는 뜻이 내포된 불출마 선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영길 "나는 尹정부 성공의 백신…국무회의 부실화 막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