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이사장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 쾌거 뒤엔 '취화선' 있었다" 임권택·배창호·장선우·정지영 감독 등 참석…"이태원·강수연 명복 기원"
"고(故) 이태원 회장님과 강수연 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PA에서는 '위대한 유산: 태흥영화 1984∼2004' 특별상영전 개막식이 열렸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태원 전 태흥영화사 대표를 추모하고 그가 설립한 태흥영화사가 한국 영화계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자리로, 내달 5일까지 이어진다.
방충식 태흥영화사 부사장은 이태원 전 대표와 함께 최근 젊은 나이에 별세한 배우 강수연에 대한 추모로 축사를 시작했다.
방 부사장은 "임권택 감독님, 김동호 위원장님을 뵈면서 만남과 이별, 사람의 도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면서 "우리가 그리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최선의 삶을 살아가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태흥영화사의 위상을 보여주듯 개막식에는 영화계에서 비중 있는 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임권택 감독·채령 씨 부부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이태원 전 대표 아들인 이지승 감독, 배창호·김유진·장선우·정지영 감독, 사진작가 구본창, 배우 박상민·정경순·한지일 등이 참석했다.
김동호 전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태원 사장님에 대한 추모의 말씀을 드리고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이번에 상영되는 태흥의 영화들은 한국 영화가 80년대와 90년대에 어떻게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세계 정상에 올라갔는가를 보여주는 회고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영화 세계화의 발판이 된 영화들을 보실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2002)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고 2005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인 최초로 명예 황금곰상을 받은 게 토대가 됐다며 태흥영화사와 임 감독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태흥영화사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36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1990)과 '서편제'(1993)는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했고, '춘향전'(2000)과 '취화선'은 한국 영화 세계화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영화 20편이 상영된다.
그중에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등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 2편도 포함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상영된 13분 분량의 전시 영상에서도 고인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영상자료원은 과거 유산을 현재 관객들, 영화인들과 만나게 함으로써 미래의 한국 영화를 준비하는 기관"이라고 소개하고 "그런 점에서 태흥영화사는 과거 한국 영화의 유산을 물려줬고, 그 자체가 위대한 유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해 무엇을 결정하든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대표적인 극우 기독교인 전광훈·손현보의 기존 주장과 대립된다.한교총은 23일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 예배를 개최하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단체의 구체적인 입장이다.한교총은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모든 교회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 나라와 국민의 유익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기도하기를 바란다”며 독려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는 과정에서 가장 큰 책임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지적한다”며 “여야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과 대결을 통해 얻고자 하는 당리당략적 노림수를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한교총은 “정부와 법원과 검찰과 국회는 이기적 권력으로 군림하려 하지 말고 각각 주어진 권한을 행사해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이 혼란을 속히 수습하기를 바란다”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서 속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할 하나의 대한민국”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류영모 한교총 목사는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나라 사랑과 신앙을 나누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믿음을 지키고 나라를 사랑하다 목숨을 버리는 일을 한국교회는 영광으로 여기겠다”고 전했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스타가 된 대만 출신 영화감독 이안은 하나의 스타일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는 무협부터 스파이 멜로, 동성 간 로맨스 등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며 영화계 최고 권위 상을 휩쓸었다.1954년 대만에서 태어난 그는 국립대만예술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방인으로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안은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1995)로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에서도 입지를 다졌다. 이후 무협 영화의 전설 ‘와호장룡’(2000년), 미국 카우보이의 로맨스를 다룬 ‘브로크백 마운틴’(2005년), 량차오웨이(양조위)와 탕웨이가 출연한 스파이 멜로 영화 ‘색, 계’(2007년) 등 다양한 작품을 쏟아냈다.2002년 부커상을 받은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라이프 오브 파이’(2013년)는 그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줬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연극과 인형극을 결합한 형태로 오는 12월 GS아트센터에서 한국 관객을 만난다.허세민 기자
폐렴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평온한 밤을 지냈다고 교황청이 23일(현지시간) 아침 밝혔다.바티칸은 "밤이 평온하게 지나갔고 교황은 휴식을 취했다"고 짤막하게 공지했다고 AFP와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앞서 교황청은 전날 저녁엔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따라서 어제 설명한 바와 같이 교황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88세의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18일에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돼 치료받고 있다. 의료진은 폐렴의 합병증인 패혈증의 가능성을 특히 우려하며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인구의 80%가량이 가톨릭인 필리핀을 비롯해 한국, 케냐,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는 천주교도들이 주일 미사에서 교황의 회복을 기원했다. 가족과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가 이날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필리핀인 팻 산토스 씨(31)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기독교의 상징"이라면서 "그 연세의 분들에게 폐렴은 심각한 질병이라 걱정된다. 잘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