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0.8% 그쳐…"소비자 지갑 닫고 자동차 덜 몰아"
영국 고물가 충격 현실로…3월 성장률 예상보다 부진한 -0.1%
물가 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영국이 3월에 예상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통계청(ONS)은 12일(현지시간) 국내총생산(GDP)이 3월에 0.1% 감소했고 1분기 전체로는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1분기 성장률은 잉글랜드은행(BOE)의 전망치(0.9%)나 로이터의 전문가 설문조사 평균(1.0%)보다 낮다.

통계청의 대런 모건 경제통계국장은 BBC 인터뷰에서 "생활비 상승으로 인한 문제가 진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유가 상승 때문에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비필수적인 물품 구매를 덜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공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3월에 자동차 신규 등록이 1998년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경제지표가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BOE가 지난주 내놓은 전망치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은 3월 7%에서 연말엔 10% 이상으로 올라간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영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폴 데일스는 "'생활비 위기'가 제대로 덮치기도 전인데 경제 활력이 예상보다 낮다.

경기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전날 영국 경제 성장률이 오는 3분기와 4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경기 침체'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다른 세계적인 문제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규모 세계 5위인 영국은 2020년에 코로나19 충격으로 9.3% 역성장했다가 지난해에는 7.4% 반등했다.

3월 말 기준으로 영국의 GDP는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해 1.2% 늘어난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