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분기 백화점 업계가 소비심리 개선 훈풍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더뎠던 패션, 스포츠 등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연결 기준 및 별도 기준 모두 최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새기록했다. 특히 백화점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1분기 최대 실적 경신을 이끌었다.

신세계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3.8%, 69.2% 늘어난 1조7665억원, 15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신세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1조6790억원, 1427억원을 상회한 양호한 성적이다.

특히 백화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의 별도 기준(광주·대구·대전 별도법인 포함) 매출과 영업이익은 18.7%, 47.6% 증가한 5853억원, 1215억원을 거뒀다. 남성패션(매출 증가율 23.7%), 여성패션(21.7%), 골프웨어(54.6%), 아웃도어(28.6%) 등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오픈런'(백화점 점포 문이 열리자마자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달려가는 현상)을 부른 명품 브랜드 외에 대중 장르의 매출 개선이 돋보였다.

온라인 매출이 14.2% 증가한 점도 특징이다.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은 리뉴얼 한 달만에 신규 고객이 전년보다 두 배로 늘어난 바 있다.
신세계 강남점 사진=신세계
신세계 강남점 사진=신세계
이같은 백화점 업계 호조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현대백화점 실적에서도 돋보였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4%, 2.6% 증가한 7400억원, 1050억원을 거뒀다. 보복소비 여파로 명품 부문 호조가 이어진 결과다. 해외패션 매출이 23.4% 급증하며 국내 기존 점포 매출 신장률이 8.2%로 나타났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기존점 매출이 증가했으나 4개 자회사 합병 취득세 반영(161억원)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수준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국내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률은 14.5%로 0.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며 "백화점 업태는 4월까지 양호한 성장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풍경. 사진=한경 DB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풍경. 사진=한경 DB
현대백화점은 소비심리 개선과 함께 패션, 스포츠 등 고마진 상품 매출이 늘어 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9.2%, 35.2% 증가한 5433억원, 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1분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6.8%, 35.1% 늘어난 9344억원, 7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 1분기 실적에서 명품 매출 성장률이 20% 이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패션 카테고리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점이 핵심인 '깜짝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1분기 남성 및 여성 패션 매출 증가율이 15%로 백화점 매출총이익률(GP마진) 0.4%포인트 개선 효과를 발휘했다. '4월까지 남성 및 여성 패션과 영패션 매출이 모두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