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열고 총리 인준안 총의 모을 방침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내부적으로 부적격 판정을 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벼르고 있다.
당초에는 윤석열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를 강제로 낙마시킬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기조였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기점으로 부결 기류로 조금씩 쏠리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 논의 상황에 따라 한덕수 후보자 인준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방향을 논의한다.
총리 인사청문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총을 거치며 인준안 부결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본다"며 "전관예우를 받은 부적격한 후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면 몰라도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며 "부결을 막아 보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16분 분량 취임사는 협치 대신 '자유'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민주당은 이미 부적격하다고 결론이 난 한 후보자의 인준안을 쉽게 통과시켜줄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부결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윤석열 정부를 압박,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정국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구상으로도 풀이된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요구에 대해 다 맞춰줘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 총리 인준이 불발된다면 '총리 없이' 내각을 출범하겠다며 청문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민주당도 양보하지 않고 강 대 강 대치를 불사할 수 있다는 태세도 감지된다.
총리의 경우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인준 통과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임명동의안 표결 자체에 불참하는 방안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날부터 국민의힘과 인준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일정 협의에 나선다.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부결 기류가 강해지는 상황이나 한덕수 후보자 인준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를 강제로 떨어뜨릴 경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대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 수 있어서다.
이에 의총을 열고 지선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다음 당 지도부가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총리 임명동의안은 본회의 의결 사안으로, 우리 의원들 전체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사안"이라며 "의총을 통해 최종 인준 여부에 대한 논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라고 모든 것을 다 프리패스해 달라고 하지 말고, 인사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회가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키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도 고심거리다.
총리 인준안이 부결될 경우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수 있지만 부결을 주도한 당은 정국 파행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어, 실제 부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한편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불가론도 고수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은 한동훈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총장 때야 문제가 있는 인사를 요직에 앉혀도 큰 문제가 없었을 수 있지만 대통령이 그래선 안 된다.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