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중국 전문가 2인이 예상하는 한중관계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으로 앞으로 한중관계의 전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을 맞아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한중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전화 인터뷰 요지다.

◇ 자오후지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지금 한중관계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 공약대로 가진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10일 취임사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며 자유를 강조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핵심 가치관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평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나라는 자유와 평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자유민주주의의 과정이다.

그런데 자유를 강조하며 평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한 발언으로 들렸다.

[尹정부 출범] 중국 전문가 2인이 예상하는 한중관계
특히 남북문제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자유를 강조하는 것을 들으며 굉장히 이념적이고 가치관을 중시하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결국 국익보다는 가치가 우선이라는 주장으로 들렸다.

앞으로 주변 관계가 가치관을 중심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의 갈등, 남북관계 마찰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아주 아찔하다.

지금 미국은 동북아에 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질서에 호주, 일본, 인도와 함께 한국을 포함하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미국에 한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전략적으로 꼭 필요한 존재인데, 이번 대통령 취임식에 부통령의 남편을 보냈다.

부통령의 남편은 관료가 아니지 않나? 이해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국가 부주석이자 시진핑 주석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왕치산 부주석을 파견했다.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전략은 중국의 발전을 막겠다는 것, 특히 핵심 기술 영역에서 중국의 발전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간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
윤석열 정부가 대중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기조는 미국에 방점이 찍혀 있고 중국은 보조적인 역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의 미·중 균형정책 유지 여부에 따라 한중관계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尹정부 출범] 중국 전문가 2인이 예상하는 한중관계
미·중 균형정책은 외교안보, 공급망, 가치관의 영역에서 살펴볼 수 있다.

외교안보 영역에서는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해 대선 과정에서 언급된 사드 문제 등이 있는데, 새 정부가 이 부분에서 중국과 직접적인 각을 세울지 여부가 관건이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중국을 배제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축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우리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홍콩, 티베트, 신장 등 미국이 가치관의 문제로 접근하는 문제에 대해 새 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보이느냐가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에 치중해 미국 우선 정책을 펼친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미일이 함께 중국을 외교안보·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대중 관계의 출발은 중국을 전략적인 가상의 적으로 볼지 아닐지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을 가상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했다.

그러나 새 정부가 이념적인 색채로만 보고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반작용이 매우 클 것이다.

중국과의 갈등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관계의 중재자 역할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겨왔는데, 우리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기운다면 이 역할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우리와 대화하지 않고 중국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국면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