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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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일부터 전국 16개 시·도의 시내버스에서 KT의 5세대(5G) 이동통신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4세대 LTE 기반 공공와이파이보다 속도가 네 배가량 빨라 이용자들이 네트워크 속도 향상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시내버스 4200대에 5G 3.5㎓ 대역을 백홀로 활용하는 와이파이6 공유기(AP)가 설치된다. 백홀은 상위 기간망과 이동통신 기지국 주변부 하위망을 연결해 와이파이 속도를 향상시키는 전송망을 말한다. 이번 작업은 KT가 맡았다.

내년 말까지 3차에 걸쳐 진행하는 이 사업의 핵심은 전체 2만9100여 대의 시내버스에 설치된 기존 LTE 와이파이의 백홀 구간을 모두 5G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내버스에서도 ‘400Mbps 이상’ 속도의 5G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부터 국민의 통신 접근성을 높이고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전국 시내버스에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동영상 스트리밍 등 고용량 콘텐츠를 보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LTE를 기반으로 한 공공와이파이는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이런 요구에 따라 이달 말까지 전국 시내버스 4200대에 5G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1차 사업을 시작으로 2차 사업(AP 구축 시기 2023년 1월·1만9800대)과 3차 사업(2023년 11월·5100대)을 차례로 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시내버스 100여 대를 대상으로 5G 백홀 전환 시범사업을 하며 사업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1차 사업자인 KT는 이달 말까지 16개 시·도에서 각각 평균 260여 대의 시내버스에 5G 백홀 기반 공유기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NIA 관계자는 “AP당 평균 네트워크 속도를 높이고, 최대 45명의 버스 승객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품질을 수시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계약 만료일인 2025년까지 전국 시내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328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매월 제공하는 대가로 계약금(57억2688만원)과 데이터 회선료를 종량제 방식으로 받는다. 약정한 데이터 사용량을 초과하면 추후 정산을 통해 회선료를 받는 구조다. KT와 시범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SK텔레콤은 반도체 공급난 등의 여파로 공유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1차 사업 공모에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시내버스에서 5G 와이파이를 본격적으로 체감하는 시기는 2차 사업이 시행되는 내년 초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