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프라이빗뱅커(PB)들의 추천 상품 목록에 다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수익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목표수익률이 10%를 넘는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수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일수록 ELS 투자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동성이 커 지는 국면인만큼 주가 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 10% 이상 지수형 ELS 출시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 수익률이 10%를 넘는 지수형 ELS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ELS는 옵션 가격에 연동된 상품인 만큼 지수의 등락폭이 커지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도 함께 높아진다. 키움증권이 12일(일반 청약자는 9일 청약마감)까지 청약을 받는 제1934회 ELS는 조건 충족시 연 11.3%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 기초자산은 S&P500,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다.

ELS는 각 국가의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건부 상품'이다. 만기와 기대수익률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조건을 충족했을 때 수익을 려준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조건은 하한선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다. 약속한 기간에 지수가 하한선(녹인 배리어, knock-in barrier·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주가 기준)을 뚫고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키움증권 상품은 3년 만기로 녹인 배리어가 50%다. 투자자는 3년 내 세개 지수 중 하나라도 현재의 50% 이하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확률에 베팅하는 것이다. 현재 지수가 많이 하락했을수록 유리한 이유다. 그 아래로 내려갔다가 일정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만기 시 지수 하락폭만큼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통상 3개월·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준다. 조기 상환 요건은 계단식(스텝다운형)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키움증권 상품은 조기 상환 조건이 '90-90-85-85-80-75%'다. 예를 들어 6개월 후 1차 조기상환일 종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90% 이상인 경우 원금과 5.65%(연 환산 수익률 11.3%) 수익을 조기 상환해 준다는 의미다. 이 기준선은 시간이 갈수록 내려간다.
"지수 하락할수록 투자 기회"…강남 PB들이 추천하는 상품

◆리스크 요인 고려해야

ELS 상품을 고를 때는 수익률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녹인배리어나 조기 상환 기준선이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녹인배리어 50% 이하, 첫 조기 상환 기준선도 85% 이하인 상품을 주로 추천한다"며 "이런 상품도 최근에는 목표수익률이 연 6~8%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제2371회 ELS는 S&P500,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녹인배리어가 45%다. 조기상환 기준선도 '85-85-85-80-75-70%'로 낮은 편이다. 연 7.3% 수익률을 제공한다.

어떤 국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지도 중요하다. 최근 한 차례 급락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경우에는 보통 수익률이 더 높은데,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센터장은 "주로 S&P500,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추천하는 편"이라며 "중국 시장이 많이 빠졌다고 판단해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다고 하는 고객들은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에도 일부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LS의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각국 증시의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시장분석 이사는 "단순히 이자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이유만으로 ELS를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리 인상이 이제 막 시작된 국면인만큼 세계 각국의 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