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시장 활성화 조치에도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4일) 신규 주택 판매가 면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이 연휴 기간 중국 내 23개 도시에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시진핑 규제완화 발표에도 中부동산시장 침체…새 집 판매 33%↓
앞서 지난달 2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고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각 지방이 현실에 맞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주택 수요를 진작시키는 걸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0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을 강력하게 조여온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였다.

중앙정치국의 이런 메시지를 바탕으로 쑤저우시는 다른 지역 출생자도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가 하면 하얼빈시는 매수한 지 3년 이내인 신규 주택의 매각 금지 조치를 철회했다.

선양시도 주택 구매를 촉진할 목적으로 연휴 직전 5가지 완화 조치를 발표하는 등 60개 이상의 도시에서 구매 제한이 완화됐다.

이런 조치로 청두에선 신규 주택 매수 증가로 이어졌으나, 대부분 지역에서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차이나 인덱스 홀딩스(CIH)의 부동산 분석가인 멍신정은 "광범위하고 강력한 정책 인센티브가 나왔지만, 매수자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경색된 분위기는 은행 대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6일 인민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부문 대출 규모는 53조2천억위안(약 1경5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작년 말 7.9%보다 낮을뿐더러 2009년 이래 최저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주자 주택담보대출도 38조8천억위안(약 7천336조원)으로 8.9% 증가했는데, 이 또한 작년 말(11.3% 증가)보다 성장률이 둔화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개월째 상하이,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가 이어져 온 가운데 지난 5일 시진핑 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는 노동절 연휴의 중국 내 관광 소비 지출도 647억위안(약 12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