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영향 놓고 민주-국힘 저마다 '결집론' 내세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민심은 엇갈렸다.

이 상임고문은 9일 주소지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인천시 계양구로 옮기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출마를 환영하는 주민들의 표정에서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이 상임고문이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낙후된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바람이다.

이 상임고문도 전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계양 발전'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계양을 창의적 인재와 새 일자리가 넘쳐나는 인천의 실리콘밸리로, 명실상부한 '정치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며 "판교 테크노밸리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100만평에 이르는 계양지구를 테크노밸리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시민을 향해서도 "자부심 넘치는 인천, 모두가 이사 오고 싶은 인천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계양구 주민 이모(37)씨는 "그동안 계양구는 인천의 변방 취급을 받았던 적이 많았다"며 "계양테크노밸리 등 주요 사업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 상임고문이 오면서 지역의 위상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인천에 연고가 없는 이 상임고문이 당선 가능성만을 따져 계양구로 온 것으로 의심된다며 그를 '정치철새'에 비유하는 비판도 나왔다.

실제로 계양을 선거구는 2004년 17대 총선 때 계양갑에서 분리된 뒤 민주당이 단 한 번도 승리를 뺏기지 않은 텃밭으로 분류된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이 상임고문에게 지역구를 넘겨주는 모양새가 됐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도 여럿 있었다.

50대 여성 한모씨는 "아무리 대선후보였고 유명인이라고 해도 계양구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를 지역 주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며 "주민에게 출마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상임고문의 출마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민주당의 지방선거 총괄 상임선대위원장도 맡는다.

이 상임고문이 출마한 계양구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윤환 전 계양구의회 의장과 국민의힘 이병택 인천시당 부위원장이 맞붙는다.

계양구는 역대 7차례 구청장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보수정당을 상대로 5승 2패를 기록했고, 최근 3차례 선거에서는 민주당 현역 구청장이 내리 3선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논평에서 "이 상임고문이 '검수완박' 정국에서 계양을에 출마한 데 반발해 계양을 포함한 인천지역 유권자들이 똘똘 뭉쳐서 이 상임고문과 민주당을 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이 상임고문의 출마로 민주당 지지자들과 그동안 지지를 유보했던 분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지방선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